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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울주군립병원 8부능선을 앞두고

2024-06-18     정혜윤 기자
▲ 정혜윤 사회문화부 기자

난항이 예상되던 울주군립병원 위탁운영자 모집이 총 3개 의료기관 참여로 다행히 첫 공모에서 유찰되는 불상사를 면하게 됐다.

군에 따르면 울산은 물론 부산·경남 등 인근 지역의 의료기관들도 이번 공모에 참여했다.

앞서 군이 실시한 군립병원 위탁운영자 모집 현장설명회에는 울산 5곳을 비롯한 부산, 김해, 창원 등 총 8개 의료기관이 참석했는데,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일부 기관들의 관심이 신청까지 이어졌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의료 인력 수급 난항, 공공병원 적자 등 여러 불안한 의료 상황 속에서 군은 우선 한숨을 돌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공모 신청을 넣었을 뿐 위탁운영자가 최종 선정된 것은 아니다. 군은 이제 사실상 군립병원 진행의 ‘8부능선’인 예산 등 운영 세부 협의를 조율해 최종 위탁운영자를 선정해야 하는 숙제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

군은 군립병원의 의료 수요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울주 남부권은 정주인구가 5만6000여명에 65세 이상 인구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국가산단과 원자력발전소 등에 근로자 2만여명이 근무하고 있어 7만명 이상의 고정 의료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조차 없어 전국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수 2.2명에 비해 남부권은 0.6명을 기록하며 의료 취약지로 분류된 만큼, 운영 타당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의료계의 적지않은 우려의 시선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국적으로도 의료계 상황이 좋지 않다. 실제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면 공공병원 대부분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부산의료원도 지난해 적자 규모가 최대 1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군은 이번 위탁운영자 모집에서 열린 선택지를 택했다. 정확한 운영 예산 지원 규모를 산정하지 않고, 실질적인 진료 과목과 병상 수는 위탁운영 신청 의료기관에서 직접 선정해 소요 예산까지 산출하게 했다.

위탁운영자가 직접 내놓은 예산을 두고 군의 지원 규모를 정한다는 방식은 어떻게 보면 군의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진료 과목 수 등 의료기관의 운영 방식을 최대한으로 존중하며 신청을 받은 뒤 본격 협의에 들어간다는 선택으로 유찰은 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의료계는 ‘군 예산 지원 규모가 핵심’이라고 꼽으면서 결국 위탁운영자 최종 선정을 두고 군과 의료기관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군립병원 특성상 공공의 이익을 감안하더라도 매년 군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군립병원 운영에 쏟아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군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크다.

울주군립병원 위탁운영자 최종 선정이라는 8부능선을 앞두고 있는 울주군이 원활하고 명쾌한 협의로 재공고에 나서는 일 없이, 남부권 주민들의 빠른 의료 공백 해소를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정혜윤 사회문화부 기자 hy040430@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