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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문화강구(文化强區)’가 곧 중구의 경쟁력

2024-06-27     경상일보
▲ 강혜순 울산 중구의회 의장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주창한 문화강국론의 일부다. 엄혹했던 일제강점기를 넘어 암울했던 시대 상황 속에서도 김구 선생은 오직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리 대한민국이 문화로 세계의 평화를 이끌어 주길 간절히 염원했다.

광복 79주년을 맞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화 현주소는 어디쯤인가. 전 세계가 이미 K-POP에 열광하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우리의 문화를 동경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비빔밥과 김밥으로 대변되는 한식 열풍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이고 클래식 분야에서도 한국 가곡이 세계적인 성악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며 너도나도 부르기를 원하고 있다. 이제 ‘K-콘텐츠’로 대변되는 대한민국의 문화산업은 세계화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문화 번성의 예로 14~16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성행했던 ‘르네상스’를 꼽는다. 르네상스는 중세 유럽이 고대 그리스 문화를 다시 주목하며 일으킨 문화 부흥기를 말한다. 르네상스 시기 유럽은 문학과 예술뿐만 아니라 철학과 정치, 과학, 신학, 법률 등 전 사회에 걸쳐 고대 그리스가 가진 문화를 재해석하고 적용시켜 새로운 중세의 문화를 꽃피운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우리가 익히 들었던 예술가들은 물론 ‘피렌체 돔’으로 유명한 산타마리아 겔 피오레 대성당을 만든 브루넬레스키와 바티칸 궁전을 만든 브라만테 등 건축가들 역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르네상스는 어느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그 사회가 가진 문화 전반에 걸쳐 발전과 번성을 이룩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중구도 원도심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과거의 번성했던 시기를 반추하며 새로운 중흥기를 이끌고자 부단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젊음의 거리’와 ‘문화의 거리’처럼 특정한 공간만을 중심으로 예술을 입히고 문화를 더한다고 해서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구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우리 ‘중구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원도심에는 여름 대표 축제 태화강 마두희 축제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겨울을 대표하는 눈꽃 축제 역시 활력을 불어넣으며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원도심 축제를 중심으로 태화강국가정원과 도심 속 휴양지인 입화산, 맨발 성지 황방산, 호국과 한글로 대표되는 병영성, 그리고 오랜 역사와 추억을 품은 학성공원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하나로 모아 시너지효과를 더할 때 진짜 중구만의 문화가 탄생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21만 중구민을 대변하는 중구의회의 의장직을 수행하며 짧은 시간 많은 변화와 발전을 목도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발견했다.

태화루가 위치한 용금소에 스카이워크를 시작으로 중구를 따라 유유히 흐르는 태화강 위에는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될 ‘오페라하우스’가 건립되면 태화강은 ‘문화의 강’으로 거듭날 수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400년이 넘는 수상교통 중심지의 역사를 간직한 학성공원에 무려 6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물길 복원 프로젝트’라는 선물도 중구에 주어졌다.

과거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피렌체처럼 이제 우리 중구가 문화의 힘으로 울산의 르네상스를 주도할 날도 멀지 않았음을 실감케 한다. 예술이 모여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가 모여 도시의 경쟁력이 되듯,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염원이 모여 꿈을 만들고 그 꿈이 더해져 우리 중구의 희망이 되는 법이다.

굴뚝 하나 없는 산업불모지지만 중구는 예로부터 사람이 살았고 사람이 살아가야 할 곳이다. 사람 사는 곳에 피어나는 것이 바로 문화이고 그 문화가 곧 우리의 힘이기도 하다. 문화강국(文化强國) 대한민국이 전 세계를 호령하는 것처럼 이제 ‘문화강구(文化强區)’ 중구가 울산을 넘어 우리나라의 중심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

강혜순 울산 중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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