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카지노

“홍명보 감독 리더십, 원팀 만드는데 탁월”

축구협, 홍감독 선임 사유로 경기 철학·전술·경험 등서 외국인 후보보다 높은 평가 “K리그 울산 팬들에겐 죄송”

2024-07-09     이춘봉
▲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하는 이임생.(왼쪽)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홍명보 울산 HD감독.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이유로 경기 철학, 리더십 등 8개 항목을 들면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선수단 장악 능력 등 홍 감독의 장점과 현재 협회가 처한 상황 등을 합쳐 총 8개의 선임 사유를 설명했다.

이 이사가 언급한 항목은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다.

지난 2월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5개월가량 정식 사령탑 없이 A매치를 치른 한국 축구는 전날 비로소 수장을 찾았다. 홍 감독이다.

이 이사가 ‘삼고초려’ 하듯 간곡히 설득한 끝에 완강했던 거절 의사를 돌린 홍 감독은 공식적으로 2027년 1~2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가량 임기를 받았다.

이 이사는 ‘측면 뒷공간의 효율적 공략’ 등을 언급하며 울산에서 홍 감독이 보여준 전략이 대표팀에도 적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이사는 홍 감독을 ‘원팀 정신’을 만드는 데 탁월한 지도자라 표현하며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이 중요해 국내 지도자를 선임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울산은 K리그에서도 특히 개성 강한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구단이지만 홍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 덕에 선수단 내분을 비롯한 각종 잡음이 들리지 않았다.

한편으로 이 이사는 외국 지도자와 비교해 울산에서 K리그1 2연패 등을 이룬 홍 감독의 성과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도자로서 실패한 경험도 한국 축구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아는 외국인 지도자를 원한 팬들의 열망을 인지한 축구협회는 100명 안팎의 외국인 후보를 검토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 이사는 지난 2일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과 면담하러 유럽 출장을 다녀왔지만 홍 감독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이 이사는 “9월부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하는 시점에 외국 지도자들이 한국 대표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며 “그들의 철학을 입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고강도 압박을 강조하는 철학을 품은 한 외국인 후보를 언급하며 “중동 국가와 맞붙으면 상대가 움츠릴 때 빌드업으로 기회를 내야 하는데, 너무 수비 라인을 올리면 역습을 허용하지 않을까, 이런 부분을 잘 극복할까, 후반에 체력 문제는 없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들과 비교해서 홍 감독이 K리그에서 보여준 안정적 빌드업과 공격 전개가 선수들이 더 빨리 적응할 축구라고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이전에 불거진 재택근무 논란이 재현될 위험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날 밤 11시에 홍 감독의 자택 앞에서 만나 설득했다는 이 이사는 “날 만나줄까 고민, 두려움이 있었다”며 “왜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을 선임하는 데까지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결정도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며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받고 회장님께 보고드렸더니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혼자서)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에도 임기를 보장하기로 한 계약 조건을 놓고는 “단기간 결과로 평가하기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술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유럽 출신 코치 2명을 둔다는 조건을 홍 감독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같은 계약 조건을 받아들인 홍 감독은 2020년 12월부터 이끌어온 울산을 떠나게 됐다.

이 이사는 “울산이 원하는 대로 의논하겠지만 울산을 계속 이끌어가는 건 어려울 것 같다”며 “시즌 중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울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K리그와 울산 팬들께는 시즌 중 클럽을 떠나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