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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태화강 마두희 축제 톺아보기

2024-07-11     경상일보
▲ 김태욱 울산 중구의원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축제가 한창이다. 수국이 만발한 곳에선 수국축제가 이어졌고 바다가 인접한 곳에선 바다축제, 또 시원함을 담은 맥주 페스티벌과 물총싸움을 모티브로 한 워터페스티벌까지 무더위 속에서도 여름을 이겨낼 축제들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우리 중구에서도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태화강 마두희 축제가 얼마 전 막을 내렸다.

330년 역사와 전통을 담은 줄다리기 ‘마두희’에 울산의 대표상징인 태화강을 연계시킨 올해 축제는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친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

중구청은 올해 축제가 열린 사흘 동안 30만5901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방문객 22만241명보다 8만5660명이 늘어난 수치다.

중구는 방문객 증가 요인으로 태화강 연계프로그램 확대와 무대 규모 확장, 거리퍼레이드 강화, 다양한 부대행사 등을 꼽았다. 매년 반복되는 것이지만 축제를 주최한 입장에서는 방문객이 줄어들기 보단 해마다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고 어쩌면 이러한 바람이 일부 반영된 수치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아무튼 성공적 축제라는 자평과 함께 축제의 외형적 규모가 커진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마두희축제와 함께 태화강변에서 열린 치맥페스티벌에는 20~30대 젊은층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보였다.

‘마두희’라는 생소한 명칭을 가진 축제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치맥페스티벌과 하나로 엮어낸 기획은 분명 장점으로 작용했고 방문객 증가에 한몫 차지했으리라는 추측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양보단 질이라고 했다.

지역축제의 성공 여부를 방문객 숫자로 평가하기 보단 그 내용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례로 지역의 한 유력 일간지가 태화강마두희축제를 앞두고 SNS를 통해 시민 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알려져 적잖이 충격적이다.

축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340여명이 치맥행사라고 답한 반면 무려 24% 수준인 145명이 ‘기대할 것이 없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무려 10년 넘게 이어온 중구의 대표 축제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말에서 마두희축제의 현주소를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마두희축제 기간이면 긍정적인 평가 못지않게 주민 불편 민원이 이어진 것도 사실이다.

축제 메인 행사인 큰줄당기기가 열리는 시계탑사거리는 행사를 전후해 3~4시간 가량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평소에도 차량통행이 많은 원도심 시계탑사거리를 주말 저녁시간 통제한다는 것은 불편 민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골목줄당기기가 열리는 원도심 일방통행로 역시 차량 운행이 통제돼 주변 다른 도로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쳤다.

축제를 원도심 활성화의 방편으로 삼다 보니 행사 주요무대가 골목과 도로일 수밖에 없는 점은 이해하지만 축제의 규모를 늘리고 질적 수준을 높인다면 축제의 장을 태화강변과 같은 넓은 장소로 옮겨가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인 골목줄당기기와 단오맞이 씨름대회처럼 동대항에 국한돼 참가자가 매년 반복되는 점이나 동원된 인원이 참여하는 큰줄당기기 역시 기존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방문객 30만명이 넘었다면 그 중 축제에 직접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동참한 인원은 어느 정도였는지 지도 따져봐야 한다. 자발적인 참여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축제만이 진짜 축제로 인정받을 수 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태화강 마두희축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듯 이제 축제도 변해야 할 때다.

김태욱 울산 중구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