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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걱정되는 울산 예술계 미래에 대한 단상

2024-07-15     차형석 기자
▲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가뜩이나 활동할 수 있는 무대 등 기반이 열악한 상황에서 예술의 불모지라는 인식 등 부정적인 편견도 많아서 타 지역으로 가면 돌아오지 않는 것입니다.”

최근 만난 울산의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지역에서 순수 예술을 하는 종사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또한 초·중·고교 학생들 중에서도 예술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간 뒤 울산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진단하며 한탄했다.

울산 순수 예술분야의 종사자 등 기반이 허약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나, 최근 수 년 새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지며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얼마 전 열린 울산청소년연극제의 경우 고작 2팀이 참가해 대상과 금상을 나눠가졌다. 시험기간과 겹쳤다고는 하나, 초창기 10여개팀 이후 매년 참가팀은 줄고 있고, 최근 몇 년 새는 2~4팀에 불과한 수준이다. 앞서 열린 제27회 울산무용제도 참가팀이 단체 2팀과 솔로 1명 뿐이었는데 이 중 2팀이 상을 받았다. 울산 예술계 민낯과도 같은 셈이다.

순수예술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줄어드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이지만 가뜩이나 열악한 울산의 경우 더 두드러져 일부 대회는 존폐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역의 연극계 한 인사는 “학업문제, 연극에 대한 관심도 하락,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변화 등으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순수예술을 하고자 하는 청소년이 줄고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등 지역의 대학교에도 관련 학과가 통·폐합 등 연쇄적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울산대학교는 2024학년도부터 음악학부 중 관현악 전공의 신입생을 뽑지 않고 있다. 미술학부의 동양화 전공도 2년 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있고, 작곡과는 없어진지 오래다. 이 추세대로라면 여타 순수예술 분야 전공 및 학과의 통·폐합도 시간문제라는 게 지역 예술계와 대학 당국의 전망이다.

지역의 유일한 예술고등학교인 울산예술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악을 배우는 학생은 한명도 없으며, 성악, 동양화, 한국무용 및 발레 등 순수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순수예술보다는 가수, 배우, 영화감독, 웹툰작가 등 대중예술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문화예술계는 입을 모은다.

지역에 젊은 예술인들이 배출되지 못하면서 최근 울산에서 열린 전국국악경연대회의 경우 수상자 대부분이 타 지역 학생 등으로 채워졌다. 또한 울산시립예술단의 경우 교향악단과 무용단은 20대가 1명뿐이고, 합창단과 교향악단은 40~50대가 80% 이상 차지할 만큼 단원의 고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울산이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공연장·전시시설 등 하드웨어는 물론 인력·콘텐츠 등 소프트웨어가 함께 구축돼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자칫 울산이 문화예술분야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는 없는 도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stevecha@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