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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의 버섯이야기(46)]장마, 야생버섯 입문의 최적기

2024-07-15     경상일보
▲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장마와 불볕더위로 상징되는 여름이다. 울산은 여름휴가로 많은 사람들이 바다, 강, 계곡으로 떠난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푹푹 찌는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도 갓을 쓰고 도포를 차려 입어야 했으니 그 답답함이 오죽했으랴. 체면상 옷을 벗고 돌아다닐 수도 없고, 상민이나 노비처럼 시냇물에 풍덩하기도 쉽지 않았다. 요즘도 점잖은 분들은 계곡을 찾아가 더위를 식힌다.

필자는 여름나기의 하나로 계곡에서 ‘야생버섯 사진 찍기’를 권하고 싶다. 일단 계곡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의 도회지보다는 시원하고 녹음이 우거져 자외선 걱정도 없다. 장마가 이어지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은 가히 야생버섯의 계절이라 할 만하다.

인근 야산이나 공원에 가면 어제까지 보이지 않던 이름 모를 버섯들이 여기저기서 빼꼼 얼굴을 내민다. 그야말로 온 천지가 버섯 세상이어서 야생버섯에 관심을 가졌으나 접근의 기회가 없던 사람들에게는 버섯에 입문할 가장 좋은 시기이다. 야생버섯 입문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가까운 야산이나 공원에 가서 버섯이 보이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된다. 버섯은 갓과 대, 그리고 밑면(자실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갓을 찍고 갓 아래 밑면의 사진도 찍어야 한다.

▲ 신우대에 돋은 아름다운 구멍빗장버섯.

찍은 버섯의 이름이 궁금하면 버섯도감을 찾아보든지, ‘울산 버섯 생태교실’ ‘야생버섯나라’ 등의 버섯 밴드에 가입하든지, 야생버섯 관련 카페/동호회인 한국야생버섯분류회, 한국야생버섯연구회, 한국자연버섯, 버섯도감 등에 가입하면 된다. 밴드나 카페 가입을 원하지 않으면 버섯사진을 썸네일로 보여주는 사이트에 가서 버섯 사진들을 보면서 자신이 찾은 버섯의 사진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버섯 썸네일 사이트- 미카와의 식물관찰)

울산은 바다와 산, 강, 계곡 그리고 대숲이 어우러진 자연생태도시로서 세계에서도 드문 도시이다. 게다가 겨울에도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느타리버섯, 목이버섯, 팽이버섯 등 겨울버섯도 찾을 수 있는 버섯 탐구의 명소라 할 만하다. 또한 각 지자체마다 근린공원, 둘레길, 생태체험공원, 체육공원 등 잘 꾸며 놓아서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버섯을 찾을 수 있다. 자연을 즐기며 산책도 겸할 수 있는 야생버섯 사진 찍기는 우리 주변의 자연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게 되고 지역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생긴다. 이번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야생버섯 사진 찍기의 재미에 푹 빠져 보았으면 한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