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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시대의 시작, 재료

석기·청동기·철기…플라스틱·반도체 시대별 핵심 재료 잘 이용하는 국가가 세계와 역사 지배하는 패권국가가 돼

2024-07-18     경상일보
▲ 김진천 울산대학교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하면서 시작한다. 동서양의 모든 초·중·고·대학에서 인류 발전의 역사는 이렇게 배우고, 모든 국가나 지역 박물관 관람을 하면, 선사시대 역사를 이렇게 배우면서 시작한다.

석기시대에는 어느 지역이든 돌을 잘 다듬고 연마하는 기술을 가진 민족이 그 지역의 맹주가 되었다. 석기시대인들은 이후 더 강력하고 제품 제조가 용이한 청동기인들에게 세력을 물려주고, 이후 청동기인들은 강력한 철기를 제작하는 철기 민족들에게 지배를 받게 되었다.

현재의 산업사회의 시작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이다.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재료로는 기존의 단순한 철 소재에서 다양한 합금(Alloy)화 기술이 적용된 철강(Steel) 소재이다. 아주 강하고 단단한 철강 소재를 잘 만들어 대형 철도나 대형 선박을 만들던 영국이 ‘태양이 지지 않는 영원한 제국’ 세계의 패권국가가 되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는 다양한 알루미늄, 텅스텐 등 금속 소재들이 개발되어 항공기 제작, 산업기계 부품에 적용되었다. 2차 대전 이후 1950년대에는 우리는 자연에 없는 나일론(Nylon)이라는 고분자 소재를 개발해 새로운 고분자(Polymer) 플라스틱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현 시대에 가장 핵심인 실리콘(Si) 반도체 재료가 발견되고 이를 이용한 다이오드(Diode)가 발명되면서, 컴퓨터 집적회로(IC)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온 세상을 연결하는 인터넷 IT 시대의 시작이다. 재료공학적으로 정말 흥미로운 것은 실리콘반도체는 우리 주변에 있는 차돌(석영)에서 초고순도(99.9999999%) 실리콘을 정제해서 만든다. 현 시대는 고분자재료 시대, 반도체재료 시대이다.

간략하지만 인류역사와 함께 한 재료공학의 발전사를 숨 가쁘게 기술하였다. 여기서 꼭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각 시대에 가장 중요한 핵심 재료를 잘 만든 사람이나 국가가 당대 최고 권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울산 지역의 신라나, 삼한은 당시 철기제품을 상당히 잘 만들어서 동북아의 일본, 중국에 수출하여 상당한 세력으로 인정받았다. 고려시대, 조선시대에서는 고령토 재료를 바탕으로 하는 도자기재료 기술이 엄청나서 고려청자가 세계에 수출됐고 우리의 국호 ‘코리아(Korea)’가 서양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기술 패권 국가는 미국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기술한 실리콘 소재를 세계 최초로 완벽하게 정제하는 기술 즉 실리콘웨이퍼(Wafer)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해 P(Positive)형, N(Negative)형 반도체 소재와 회로 제어기술을 개발해 반도체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대학, 연구기관, 그리고 첨단 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첨단 소재 기반을 중심으로 최첨단 IT 제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국가가 된 것이다.

현재는 분명 최첨단 IT 시대이다. 하지만 IT 기기의 소형화, 휴대화 즉 모바일(Mobile)화로 전지(Battery)의 중요성이 동시에 부각되었다. 전지소재는 +극과 -극을 만들어 이들을 결합시키면서 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들 핵심 소재로는 리튬(Lithium), 코발트(Cobalt)가 필수적이다. 리튬, 코발트는 가장 중요한 전략 소재가 되었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리튬광산이 확인되었다.

재료공학에서는 아주 중요한 문구가 있다. ‘재료를 지배하는 자가 역사를 지배한다’라는 문구이다. 핵심 소재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부품화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 역사와 현재의 산업 패권 국가가 이를 알려준다. 현재의 핵심 첨단소재는 실리콘, 배터리, 고분자 소재이며, 나노재료기술, 바이오생체재료기술, 탄소재료기술 등에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향후 어떤 소재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지 상당히 궁금하고 이를 선도하는 국가가 결국은 세계와 역사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김진천 울산대학교 첨단소재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