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카지노

[특별기고]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는 ‘태화강’에 있다

2024-07-22     경상일보
▲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

인류 문명은 강(江)에서부터 시작됐다. 강은 농경생활의 기반이자 물자를 수송하는 교통망이었다. 현대에 이르러 강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생태계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나아가 찾고 싶은 관광 명소,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의 대도시는 대부분 강을 끼고 형성돼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서울에는 한강, 우리 울산에는 ‘태화강’이 있다.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이 있었기에 울산은 대한민국 최대 공업도시로 단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는 나아가 각고의 노력 끝에 복원된 아름다운 자연을 바탕으로 생명력 넘치는 생태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태화강’은 울산 그리고 중구의 보물이다. 울산 중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서 태화강의 변천사를 지켜보면서 태화강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지역 발전의 마중물로 삼는 방법이 없을까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직원 및 주민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태화강을 배경으로 하는 울산의 대표 여름축제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 중구만의 장소성과 특징을 살리면서도 재미와 감동까지 잡는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지난해부터 울산마두희축제의 이름을 ‘태화강마두희축제’로 바꾸고 성남동 도심 속에 갇혀있던 축제를 태화강으로 끌어냈다. 더불어 수상 줄당기기와 서바이벌 수상 달리기, 치맥 페스티벌 등 태화강과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결과는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첫선을 보인 지난해에는 3일간 22만명이 축제장을 방문했다. 올해는 8만명이 더 늘어 30여만명이 다녀갔다. 벌써부터 다음 축제가 기다려진다고 할 만큼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천혜 자연환경을 지닌 태화강을 축제의 소재로 활용한 만큼 이번 축제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상으로 놀라운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태화강을 끼고 더욱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는 올해 초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을 발표했다. 400년 전 학성공원과 태화강을 잇던 물길을 복원해 수변 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하고, 물길에서는 수상택시를 운영해 울산의 새로운 관광 명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세계적 공연장을 표방하는 ‘태화강 오페라 하우스’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말 그대로 태화강 위에 대규모 공연장을 짓는 사업인데, 지역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자 유치 등을 통한 두 가지 사업의 예산을 모두 합치면 1조원에 이를 만큼 그 규모가 거대하다. 그만큼 우리 지역에 미치는 유·무형적 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활력을 잃어가는 중구 원도심을 부활시킬 수 있는 다시없을 소중한 기회다.

큰 갈래에서 이야기했지만 이 밖에도 ‘태화강’이 품고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제는 그 가능성을 발굴하고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움직여야 할 때다. 우리 중구는 창의적인 생각과 깊이 있는 고민, 한발 앞선 행동력으로 태화강을 활용한 지역발전 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혹시 주민들께서도 좋은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나누어 주시길 바란다. 빛나는 중구, 그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는 ‘태화강’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멋진 태화강 시대를 열어보겠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