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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국가문화유산이 된 개운포 경상좌수영성, 이제부터 시작이다

2024-08-09     경상일보
▲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인 8월7일, 우리 남구에 시원한 단비처럼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이 울산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을 국가 사적으로 지정해 이제 국가문화유산으로서 대우를 받게 된 것이다. 그동안 오랜 세월 사적 지정을 위해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구민 여러분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맺은 귀중한 결실이기에 다 함께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힘을 모아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성곽 문화유산으로서 대대적인 정비와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명칭에서 보듯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은 1459년(세조 5년)부터 1544년(중종 39년)까지 85년간 경상좌도 수군의 총지휘부인 경상좌수영이었고, 조선 후기에는 울산도호부의 선소로 1895년 군사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운영됐다. 이러한 변천 과정을 통해 조선 수군사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살필 수 있어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은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또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은 성벽과 해자, 성문지 등의 성곽 시설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수영성 가운데 유구의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해 조선 전기 수군성의 축조 방식과 구조를 연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적 가치와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주변에 울산광역시 기념물인 성암동 패총과 처용암, 그리고 울산광역시 유형문화유산인 골촉이 박힌 고래 뼈 출토지 등 많은 역사문화자원이 분포하고 있어 이와 연계한 문화유산 교육체험장으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크다.

그래서 우리 남구는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의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각오로 국가유산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사적 정비기준에 따라 체계적인 보존 대책과 활용 방안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실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적 지정에 걸맞은 성곽의 모습과 동시에 직접 방문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문화유산 향유 기반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요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종합적인 발굴 조사와 전문가 연구, 학술 조사다. 조선 전기 수군절도사영성으로서 성벽과 해자, 성문지 등이 잘 남아있고 문헌 자료 또한 남아있지만 전체 모습을 규명하고 성내외 관아와 선소에 대한 위치, 규모, 배치를 파악하기 위한 발굴 조사와 전문가의 연구, 학술 조사가 필수적이다. 탄탄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마련한 종합정비계획으로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이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성곽 유적에 대한 정비와 함께 편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성벽이나 해자는 조선 전기 성곽이라는 가치를 고려해 지나친 인위적 복원보다는 현재 남아있는 상태를 잘 보존하고 유지해 원형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보존 정비해야 할 것이다. 또 앞으로 이곳을 찾을 방문객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주차장과 화장실, 종합 안내센터 등 편의시설을 마련해 이용의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이곳이 가지는 자료적 가치를 지키며 역사문화자원으로서 확장해야 한다. 수군성곽은 선박이나 수군, 봉수, 소금 등 밀접한 연계 요소가 많다. 이들은 수군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의 기능을 분명히 이해시키는 핵심 개념이기에 주변의 남아있는 유적을 함께 정비하고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역사문화유산을 체험하고 향유하는 방식과 요구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특히 수군성곽의 경우 역동적인 조선시대 수군들의 활약과 삶을 유적만으로 전달하기 어렵다.

발전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체험 수단을 혁신하고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령별, 계층별로 즐길 수 있는 체험 및 교육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역사문화자원으로서 외연을 확대할 것이다. 울산의 선조들이 남겨 준 소중한 역사문화유산인 개운포 경상좌수영성은 이제 국가유산으로 올랐다.

넓은 동해를 품은 국제 해양도시이자 군사도시인 울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곳에 담긴 역사와 문화, 가치를 살려 모든 국민들이 즐기고 찾을 수 있는 울산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이 될 수 있도록 구민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고 더 많은 역량을 기울일 것이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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