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카지노

[이강원의 경제읽기(7)]2024년 상반기 울산경제의 현황과 불안요인

상반기 수출·서비스업은 양호한 반면 내수와 제조업은 부진…실업률 증가 하반기 미 대선·주요국 통화정책 등 대내외적으로 불안 요인 산적 하반기 울산경제도 많은 어려움 예상

2024-08-30     경상일보
▲ 이강원 한국은행 울산본부 본부장

유난히 고온다습했던 8월도 그 맹위를 뒤로하고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이 다가오고 있다. 길었던 폭염과 예상치 못한 폭우 등으로 힘들었던 여름이었지만, 여름 휴가기간 동안 지난 상반기를 정리하고 하반기를 위한 새 힘을 충전하는 시간을 모두가 가지셨기를 바라본다. 이제 가을을 맞이하며 우리 울산경제도 지난 상반기에 어떠했는지 돌아보며 하반기는 어떠할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최근 주요 경제활동지표를 볼 때, 상반기 중 울산경제는 전반적으로 생산과 내수가 전국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수출이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생산을 살펴보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개선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해 전국(5.6%)보다는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동차는 전년 상반기 높은 생산수준에 대한 기저효과 및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설비교체 등으로 감소(-5.2%)했다. 다만, 석유제품(+4.9%)과 화학제품(+2.8%)은 중국 등의 자급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수요증가 등으로 생산이 증가했다. 선박(+11.3%)과 전기장비(이차전지 등, +19.1%)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2.9% 증가해 전국(1.8%)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인천, 제주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이는 대형콘서트, 전국 생활체육대축전 개최 등에 힘입어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35.3%)이 활발했던 데 주로 기인하며, 그 외에도 부동산업(+13.4%),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1%) 등도 큰 폭 증가했다.

한편 울산의 수출은 6.5% 늘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4.4%), 석유제품(+18.3%), 화학공업제품(+9.1%), 선박(+14.2%) 등 대부분의 주력 품목들이 호조를 보였으나, 1·2차전지(-11.1%)는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둔화 등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소비의 경우 소매판매가 7.3% 감소해 17개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유독 부진했다. 대형마트(+4.2%)를 제외하고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11.3%), 백화점(-9.6%), 전문소매점(-7.7%), 슈퍼마켓 등(-4.7%) 대부분의 소매점에서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내 대형 문화·체육행사가 전반적인 소비확대 및 관련업종 매출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해당 산업의 활동증가로만 머물렀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 2024년 상반기 주요 경제지표 (%)

고용지표의 경우, 고용률(59.5%)은 전년동기와 동일하나 전국(62.5%)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실업률(4.0%)은 전년동기(3.8%)보다 상승한 데다 전국(3.1%)보다 높게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2.9%로 전국(2.8%)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울산경제는 상반기 중 수출과 서비스업이 양호했던 반면 내수와 제조업이 부진해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에는 지난해 상반기에 울산의 제조업 생산과 수출의 역성장이 여타 지역들보다 크게 작았던 점도 작용하고 있어 금년중 울산의 경기개선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미국 대선 불확실성, 주요국 통화정책 피봇(정책전환) 속도, 미중 경제갈등, 중국경기 둔화 등 불안요인이 산재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울산경제가 처한 어려움은 녹록지 않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지난 5월 전망)에서 다소 낮은 2.4%로 소폭 하향조정(상반기 2.8%, 하반기 2.0%) 했다. 이는 소비가 1분기 큰 폭 증가한 일시적 요인이 소멸된 데다 설비투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예상 이하에 머물면서 내수가 당초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대내외 불안요인들에다 국내경제의 상고하저 흐름 예상은 하반기에 울산경제에도 많은 어려움을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자동차는 전기차 캐즘(신기술 도입 초기의 수요정체 현상) 외에도 미국 성장세 약화의 영향이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제품은 중국의 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우위, 중동 및 아프리카의 자체 정제설비 구축 등으로 수출시장이 좁아지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은 중국의 높아진 기술력, 과잉생산규모 때문에 일부 품목은 대중국 수출이 중단되거나 손해를 감수하면서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업은 향후 2~3년간 조업 수주물량을 확보했으나 숙련기술자 확보 어려움 등으로 납기 달성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아연·구리업종은 글로벌 수요부진으로 제품가격은 하락하고 글로벌 재고는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이차전지는 최근 전기차 화재사고 이슈 등으로 수요 위축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동차의 경우 해외시장 수요변화에 맞춘 신차 출시 강화, 하이브리드 시장 선점 등 선제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석유 정제 및 화학은 중국의 수출쿼터에 유의하는 가운데 수출시장 다변화 및 고품질 제품(specialty) 주력화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하겠다. 조선업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제조를 위한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면서 방위산업 등 사업다각화도 유리한 전략이 될 것이다. 비철금속은 앞선 기술경쟁력을 유지·발전시켜 나가면서 이미 추진하고 있는 이차전지, 자원재생 등 연관산업으로의 범위의 경제 확대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조기에 거둘 필요가 있다. 이차전지는 안정성 높은 전고체, 리튬메탈전지 등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높은 전기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ESS 등 전방산업의 수요처를 다각화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위와 같은 생산과 수출 외에도 울산의 소비와 고용에도 순풍이 불길 기대해본다. 그동안의 무더위를 날리고 곧 불어올 선선한 가을바람처럼 소비와 고용도 함께 시원하게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강원 한국은행 울산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