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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성, 한글 그 이상의 미래 가치

2024-09-06     배정환 기자
금보성아트센터 제공

금보성과 얀 해밀턴 핀래이(Ian Hamilton Finlay)의 예술 세계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철학적 개념과 미학적 가치에서는 공통적인 본질을 발견한다. 두 작가는 언어를 핵심 재료로 삼아, 문자가 가진 상징성과 그 외연을 시각적 예술로 확장하며, 이를 통해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 조형을 형성했다. 그들의 작업은 인간과 자연, 역사와 정치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심도 있게 성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먼저 금보성은 한글이라는 문자 체계를 예술적 기호로 재구성하는 작가이다. 그는 1985년 한글을 단순한 언어의 도구가 아닌, 그 자체로 고유한 미학적 가치와 의미를 가진 시각적 형태로 발표하였지만 주위 시선은 차가 왔다. 언어가 시각 예술이 된다는 것에 인식이 없던 시대적인 배경이 전무했다.

금보성의 작업에서 한글은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기호로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예술적 실험과 현대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러한 한글 예술은 서구의 구체시나 비주얼 포에트리(visual poetry)와도 연관되며,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미학적, 철학적 차원에서 재해석되는 과정을 찾을 수 있다. 이는 핀래이가 언어를 물리적 공간에 배치하고, 이를 통해 역사적 상징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메세지가 같다.

얀 해밀턴 핀래이는 스코틀랜드의 정원 예술가이자 시인으로, 언어와 공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예술을 철학적 담론의 장으로 승화시켰가. 핀래이는 전통적 조경 예술과 언어 예술을 결합하여, 정원이라는 공간을 정치적, 미학적 성찰의 장소로 변모시켰다. 그의 작품에서 정원은 단순히 자연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인간 문명의 역사와 권력, 자연의 조화와 충돌을 은유적 공간이었다. 핀래이의 정원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적 정원에서부터 프랑스 혁명의 이념적 유산까지 다양한 문화적, 정치적 맥락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두 작가 모두 언어와 공간, 문자를 매개로 예술과 철학의 융합을 시도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매체와 표현 방식은 다르다. 금보성은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한글이기전 정제된 시를 해체한 포스트모더니즘 영향을 받았다. 한글이라는 한국 고유의 문자 체계를 재구성하여 한국적 정체성과 동양 철학적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소통되는 소리 즉 언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해체된 자음과 모음은 전자제품의 부속이나 나사처럼 독립적이고 고유성을 가진 언어와 이름이 있다는 것이 한글 자음과 모음의 의미에 다가가려 했다. 아니 그 의미를 찾아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한글을 통해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언어가 지닌 고유한 미학적, 철학적 의미를 재발견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금보성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재배치하여 문자 자체의 형상미를 강조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사고와 감정,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상징 체계를 만드는 실험을 하였다. 오행에 의한 글자의 속내였다. 이 과정에서 한글은 더 이상 단순한 기호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확장된다.

한편, 핀래이는 자신의 정원 작품에서 언어를 정치적 상징과 역사적 사건을 담아내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의 작품은 고전적 상징과 현대적 해석이 결합된 미학적 공간으로, 특히 프랑스 혁명, 전쟁, 그리고 권력에 대한 그의 깊은 관심을 반영한다. 핀래이의 정원은 자연 속에 배치된 언어적 상징들로 전달된다.

금보성아트센터 제공

두 작가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언어와 기호의 재해석을 통해 인간과 자연,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려 한다는 점이다. 금보성의 경우, 한글을 사용한 그의 작업은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뿐만 아니라, 문자 자체가 지닌 미학적 가능성을 표현하며 철학적 가치에 몰입한다. 이유는 철학에 뿌리내리지 못한 시각 예술이나 조형 예술은 모두 무너지기 때문에 우리문화와 우리철학에 기반을 두려고 했다. 반면 핀래이는 정원을 매개로 언어와 공간을 결합하여, 역사적, 정치적 사건을 상징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인간 문명과 자연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특히 핀래이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정원"의 개념적 언어는 물리적 기호로서, 돌, 나무, 물과 같은 자연 요소들과 상호작용하며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 그의 작품 속에서 언어는 자연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며, 이는 금보성이 한글을 시각적 요소로 변환해 새로운 미학적 질서를 창출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핀래이의 정원은 혁명적 이념과 예술적 상징이 만나는 장소로, 이는 금보성의 한글 작품이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적 탐구의 장이라는 점에서 공통된 미학적으로 일치한다.

결론적으로 금보성과 얀 해밀턴 핀래이는 각각의 문화적 배경에서 언어와 기호를 매개로 미학적, 철학적 탐구를 시도한 작가로서 그 역할이 돋보인다. 금보성은 한글을 중심으로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예술적 탐구를 진행하며, 언어의 미학적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자음과 모음의  창제의 비밀 같은 판도라를 열어 한글의 미래적 가치를 확장하였다. 핀래이는 정원 예술을 통해 언어와 공간, 역사와 정치의 복잡한 관계를 성찰하며,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철학적 맥락에서 재구성하여 두 작가 모두 언어를 시각 예술로 변환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문화적, 시대적 의미를 재해석하며, 미학적 실험을 철학적으로 규정하여 현대미술의 가치를 부여했다.

글 최희용 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