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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누구 좋으라고?

국내외적 갈등상황 그대로인데 대화는커녕 극한 대립의 정치판 대체 누구 좋으라고 싸워대는지

2024-09-20     경상일보
▲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

추석 연휴 5일은 너무도 행복했었다. 그 이유는 이전투구를 보지 않아서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촉발된 전쟁과 러시아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일어난 전쟁은 그칠 줄을 모른다. 미국의 대선도 화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엄하게 몰아붙이지만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까지 가세하는 뒤에는 인구 제일의 무슬림이 버티고 있다. 외국이 중재한 휴전협상이 먹히나 기대했는데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휴대한 무선호출기(삐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사상자가 거의 3000명이나 된단다. 휴대폰의 추적을 피하려 사용한 삐삐에 이스라엘이 미리 폭발물을 심어 폭발시킨 것이라고 보는데 물증은 없고 이스라엘 아니면 누가 했겠느냐는 것이다. 이 일로 격화되고 오래가겠다.

EU와 미·영이 지원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는 벌써 망했겠지만 연명시키듯 물자를 원조하니 양국의 병사들만 죽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사망자는 8만명, 부상자는 40만명이고 러시아군은 사망자 20만명에 부상자는 40만명 정도란다. 양쪽이 다 피해자다. 우크라이나의 국토는 야금야금 먹혀들어가고 러시아의 포격으로 기간시설이 박살나 올 겨울을 나기가 어렵게 되고 있다. 러시아 인구, 약 1억4600만 명의 4분의 1 정도인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죽고 해외로 이탈하고 출산율이 낮아져 반쪽이 되어간다. 전후 복구를 생각하면 이 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다. 약하면 먹힌다.

11월5일에 시행될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는 60번째 대통령을 뽑는다. 민주, 공화 양당이 백중세라는데 트럼프 후보가 두 번의 암살 위험에서 벗어났다. 왜 사람들이 죽이려고 들었을까? 하는 것을 보면 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지하는지 잘 모르겠다. 기본이 안 된 것 같아서다. 연준이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내렸다. 앞으로 더 내릴 것이란다. 누구에게 유리할까? 추석이 조용히 지나가나 했는데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쏘았고 쓰레기풍선을 띄웠고 또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다. 미국에 강하고 대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잘 대비하고 있을까?

추석연휴에 인천공항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했다. 갑갑하고 답답했을 것이다. 영종대교나 인천대교를 건너노라면 후련하다. 깨끗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항이다. 그런데 영종도 바로 북쪽에 있는 강화도의 북부나 부속섬인 교동도는 접경지역이다. 민통선 너머라 해병대의 출입증을 받고 간다. 교동도의 대룡시장은 사라져가는 시골 장터라서 호기심에 찾지만 바로 앞의 해변너머로 헤엄치면 닿을 듯한 곳이 북한 땅, 황해남도 연안이다. 교동도 왼쪽의 작은 섬, 말도는 북에서 더 가깝다. 여남은 해병대가 경계를 서는 곳인데 그들이 발 뻗고 못자서 우리가 발 뻗고 자는 것이다. 서북도서인 연평도와 백령도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인천공항을 드나들면서 이륙하면 바로 북한이 코앞이고 우리가 폭탄을 이고 산다는 생각을 한번이라도 했을까?

연휴가 끝나고 아직도 폭염이 남아있는데 또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아야 하나? 대통령은 소신인지 고집불통인지로 인기가 바닥이다. 의료개혁을 한다는데 의대생과 수련의, 전공의는 꿈쩍을 않는다. 내년에 증원한 신입생과 유급생을 어떻게 교육할까? 의사고시를 안 친다니 수련의도 안 나온다. 이래도 증원은 절대 양보하면 안 되는 것일까? 의-정이 버텨 ‘여야의정’협의체가 시작을 못한다. 야당대표의 선거법위반 재판은 6개월 시한을 넘긴지 오래다. 공직선거법 270조에 있다. 10월쯤에 판결난다는데 결과에 관계없이 각 3개월 내에 나게 되어있는 2심과 3심이 기한 내에 나면 좋겠다. 사법부가 법을 지키고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지만. 그래야 야당이 산다. 민생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언론은 공정한가 싶어서 카타르의 도하에서 시작한 무슬림의 ‘알 자지라’ 영문판을 보고 있다. ‘너의 신발’을 신어보고 싶어서다. 그런데 이 신문도 ‘네 눈의 들보’만 보라한다. 민생은 제쳐두고 탄핵과 특검에다 ‘네 눈의 들보’만 지적하는 정치판을 보면서, 처우와 사기가 떨어져 간부의 지원이 줄었다는 군(軍)에 죽기로 나라 지켜달라고 부탁하기도 민망하다. 지혜의 보고인 탈무드로 교육받은 이스라엘이 든든한 경제력과 군사, 외교력으로 잘 버텨내리라고 보지만 걱정이 앞선다. 반정부 시위가 상당해서다. 하마스의 침공을 받았고 인질을 다 찾아오지도 못한 상황에서 반격과 소탕을 해야 하는데 내분이라니? 어디 누구건 내분으로 망한다.

대화는커녕 또 극한 대립으로 폭주하는 정치판을 보며 한마디 하고 싶다. “그만해라, 많이 했다 아이가! 누구 좋으라고 싸우노?”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