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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죽음을 안락사 시켜버리고 1000살까지 살자

급진적인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수명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 삶에 대한 새로운 조명방식 필요

2024-09-30     경상일보
▲ 정은혜 한국지역사회맞춤교육협회장

‘조력 자살’(助力自殺)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자살로 자신의 힘으로 직접 약물을 복용 혹은 주사한다는 점에서 의료진이 이러한 행위를 해주는 적극적 안락사와는 구분된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불법이지만 스위스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상당히 엄격한 조건으로 합법이다. 독일은 불법이었다가 위헌 결정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불치병에 걸렸거나,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선택한다. 최근 조력 자살 캡슐 사용 사망자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력 자살 캡슐은 고통 없는 자살을 목적으로 개발된 물건이다. 일부 국가에서 조력 자살 캡슐을 이용해 자의만으로 조력 자살을 하는 것을 허용할지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조력 자살 서비스를 허용하는 나라는 네델란드, 벨기에, 스위스(외국인에게도 조력 자살 서비스가 허용된 나라), 스페인, 캐나다, 미국 일부 주, 오스트리아, 콜롬비아, 호주 일부, 뉴질랜드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또한 ‘조력 존엄사법’이 제정 안으로 발의가 된 상태이다. 2022년 7월에 실시한 일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력 존엄사 입법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81%가 찬성했고 가장 높은 연령대인 60대 이상이 86%로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이며 젊은 층인 30대가 74%로 가장 낮은 찬성률을 보였다.

며칠 전 지인이 혼자 끄적였다며 보내 준 ‘아름다운 죽음이란?’ 제목의 글엔 슬퍼해 주는 사람이 있을 때, 그런 사람을 두고 갈 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아 마음이 충만히 따뜻할 때, 조금 더 하는 미련이 없을 때, 조금 더 하는 미련이 있어도 ‘이제는’ 하고 놓아줄 수 있을 때, 마음의 평온이 올 때,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히 찾아온다고 겸허히 받아들일 때를 아름다운 죽음이라 정의하였으며 그런 그의 인생도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일까? 포스트휴머니스트들은 “죽음을 안락사시켜 버리고 1000살까지 살자”를 외치며 노화와 죽음은 질병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도 “2045년경에는 질병과 노화에서 벗어나 유전자 조작 기술, 나노로봇 등의 도움으로 인류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며 본인 또한 하루에 영양제 100알을 복용하며 불로장생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주장을 가벼이 여길 수 없음은 현대판 불로초라 불리는 바이오 인공장기(심장, 간, 폐, 뼈, 각막, 피부 등 인체의 모든 부분)의 대부분이 상용화 초입 단계에 들어서 있거나 이미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인간형으로 살아갈 인간의 운명, 그동안 인류는 목적과 의도에 따라 도구를 선택적으로 사용했다면 미래엔 도구 이식으로 인간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인간 증강’이 일어날 것이라 한다. 약 50년 전인 1978년 세계 최초로 시험관 아기가 영국에서 태어났을 당시, 시험관 아기 1호의 탄생은 불임 부부들에게 희망을 주는 획기적인 성과라는 찬사도 받았지만 신의 뜻을 거스른 것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시험관 수정 기술로 1000만 명의 신생아가 출생했으며 체외수정 기술을 개발한 로봇 에드워즈(Robert Edwards)박사는 2010년에 노벨 의학생리학상을 받았다.

지금부턴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 개념 및 본성, 삶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신기술에 대한 사회적 여론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근본적으로 인간의 욕망은 법률이나 국제협약으로 통제 불가능하다. 우리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얻게 될 것과 잃게 될 것, 우선순위 판단, 행위자의 범주 및 권력의 작동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고민해야 올바른 사회적 결정과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학자들이 한 목소리로 내는 메시지가 있다. “호모사피엔스는 지구상 최초로 진화와 한계의 의식을 가진 종이며, 인간은 종국적으로 이들 제한을 넘어서 진화된 인간, 즉 트랜스 휴먼과 포스트 휴먼으로 발전할 것이다”

정은혜 한국지역사회맞춤교육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