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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의 빠른 고령화, ‘노인을 위한 사회는 있다’

2024-10-07     경상일보

‘청년 도시’ 울산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2024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울산의 고령 인구 비율은 15.9%로 17개 시도 중 세 번째로 적지만, 고령 인구 증가율은 가장 높다. 2011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울산은 2022년 고령사회가 됐고, 2027년에는 초고령사회(노인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울산의 고령화 속도가 이처럼 가파른 것은 저출산과 청년 인구 유출 등의 영향이 크다. 산업도시 울산 발전의 주역이던 1세대 베이비부머들이 고령 인구로 편입되고 있는 반면, 젊은 층 유출이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0대와 70대 1인 노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울산지역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중 노인 가구 비율은 거의 40%에 달한다. 홀몸노인 가구의 증가는 노인 빈곤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커지는 복지 수요와 달리 울산은 ‘노인을 위한 사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 노인 인구 1000명 당 노인 여가복지 시설 수는 3.2개로, 전국 평균에 턱없이 못 미쳤다. 저소득 홀몸노인 가구를 위한 노인 주거복지 시설은 단 2곳에 불과하고, 노인 의료복지 시설(노인 요양 시설·노인 요양 공동생활가정)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노인 주거, 의료복지, 재가노인복지 시설 등도 타 시도 보다 열악했다.

청년층의 탈울산 못잖게 1세대 베이비부머들의 탈울산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울산의 1세대 베이비부머 인구 비율(14.4%)은 인근 부산 다음으로 높다. 최근 4년간 1만 명이 넘는 베이비부머들이 주택, 가족, 직업 등을 이유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갔다. 탈울산 노인 행렬은 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울산을 ‘노인을 위한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과 관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는 광역시 소멸을 막을 인구대책이자 노인들의 탈울산을 저지하는 대책이기도 하다.

노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복지 시설과 서비스가 있다면 그들은 울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울산의 노인들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 형성이 그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