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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한글날 기념 연극 ‘한글이 목숨이다’, 일제 탄압속에서 지켜낸 민족의 정체성 ‘한글’

울산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한글 보편화 힘쓴 삶·투쟁 그려 목숨건 한글사랑에 존경심 절로

2024-10-11     권지혜 기자
▲ 지난 8일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 선정작인 연극 ‘한글이 목숨이다’가 열렸다. 사진은 연극의 한 장면.
“일제 탄압에 맞서 한글 보편화에 앞장섰던 최현배 선생의 투혼이 느껴져 뭉클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 선정작인 연극 ‘한글이 목숨이다’가 지난 8일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열렸다. 한글날을 맞아 열린 이날 공연에는 김영길 중구청장을 비롯한 중구청 관계자, 7765부대 장병 등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울산 출신의 국어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삶과 투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감동적인 서사에 존경심이 저절로 생겨났다.

공연은 1993년 출판사인 서울의 ‘정음사’에서 최 기자와 김 기자가 최현배 선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최현배 선생의 아호(雅號)인 외솔이 ‘홀로 서있는 소나무’를 의미하는 만큼 무대 곳곳에 소나무가 보였다.

젊은 최현배 선생이 동료들과 한글 보편화에 앞장서며 밝았던 분위기는 일제가 한글 사용을 탄압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흐느끼며 아리랑을 부르는 어린 소녀의 모습과 최현배 선생이 감옥에 가서도 가로 쓰기 등 한글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또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라 몸짓으로 한글을 만들거나 가면을 쓴 사람들이 일제의 탄압을 피해 수군거리는 모습에서 나라를 잃은 슬픔이 느껴졌다.

공연 중간중간 최 기자와 김 기자가 외솔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설명해줘 외솔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일본이 항복하고 광복이 됐지만 최현배 선생 등은 광복 이틀 전 고등법원 형사부에서 상고가 기각돼 광복 이틀 후 석방됐다. 이후 동료들과 만나 일제에 압수 당한 조선말 큰 사전 원고를 힘들게 되찾는 장면에서는 관객들도 한마음으로 기뻐했다.

공연 마지막 외솔과 최 기자가 서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장면은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살아가는 시대는 다르지만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똑같았다.

눈 덮인 하얀 세상에서 “한글이 목숨이다”를 외치는 최현배 선생의 모습에서 한글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신소영(41·울산 울주군)씨는 “맨 마지막 최 기자와 최현배 선생이 서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장면과 어린 소녀가 한글을 사용한다고 일제에 탄압 당하는 장면에서 뭉클했다”며 “외솔의 업적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권인재(63·울산 남구)씨는 “가면을 쓴 배우들이 일제의 탄압을 피해 수군거리는 모습이 그 당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 같았다”며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이야기하지 못했던 아픈 역사라 공연을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