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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영권 위기’ 고려아연, ‘적대적 M&A’ 참사 막아야

2024-10-15     경상일보

최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지분 5% 이상을 추가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향토기업 고려아연이 태풍앞의 촛불 신세로 전락했다. ‘적대적 M&A’ 소용돌이에 휩싸이기 직전이다. 그동안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울산 지역사회의 노력이 수포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의 위기는 울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해온 기업의 위기이자 울산경제의 위기라 할 수 있다. 울산시와 지역정치권, 시민 사회 모두가 나서 고려아연이 ‘적대적 M&A’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 연합은 이날까지 진행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지분 5% 이상을 추가하며 의결권 기준 과반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알려졌다. MBK 연합은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최대 14.61%, 고려아연의 모회사인 영풍정밀을 최대 43.43%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함께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최대 목표 수량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영풍 측이 지분율 싸움에서 앞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려아연을 보유한 울산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의결권이 앞선 MBK 연합은 당장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사내이사는 6명인데, 정관상 이사 수 제한은 없다. 설령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하지 못하더라도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을 구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MBK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장악하면 ‘적대적 M&A’ 숙명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단기차익 실현과 수익률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알짜 계열사 등 자산 매각, 고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재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 자명하다.

마지막 카드는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목표한 최대 물량을 확보하고 현대차, 한화, LG 등 우호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법뿐이다. 고려아연 지키기는 곧 울산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정부와 울산시, 상공계는 고려아연이 ‘껍데기 회사’로 전락하는 참사를 막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