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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갈수록 어려워지는 플라스틱 재활용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플라스틱 사용후 처리문제에 어려움 따라 효율적 재활용법 개발 서둘러야

2024-10-16     경상일보
▲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얼마 전 환경부가 카페나 식당 등에서 손님에게 제공하는 일회용 물티슈의 소재를 천연섬유나 재생섬유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물티슈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기에 사용 후 재생이 어렵고, 버린 물티슈는 쓰레기가 되어 하수관이나 빗물받이를 막고, 하천 해양 등으로 흘러들어가 생태계 파괴를 일으키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모두 소각 또는 매립해야 한다. 플라스틱 일회용 물티슈는 물에 녹지도 않을뿐더러 땅속에 매립해도 분해에 수십 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대체용품으로 제안하는 천연펄프 물티슈가 더 친환경적인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것 또한 재활용이 어려울뿐더러 제품 가공 과정에서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을 중단했다가, 종이 빨대가 단일 소재 플라스틱 빨대보다 환경 오염이 더 크다는 지적이 있어 규제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쓰여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이다.

가정용품에서 의료 장비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은 우리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병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사기도 플라스틱이 주 재료이다. 예전에는 유리로 된 주사기를 소독해서 반복 사용한 적이 있었다. 이처럼 세라믹이나 유리, 철로 만들어진 의료 용품들은 비용효율성과 내구성이 입증된 플라스틱 소재로 대체됐으며 비(非)일회용 소재로 발생하는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일회용 의료용품 제조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치과 진료실에서 치아 삭제를 위해 사용하는 핸드피스조차도 플라스틱으로 제조된 일회용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부식이나 열, 화학물질 등에 대한 내구성과 소재의 가벼움, 무엇보다도 비용효율성 때문에 사용은 더욱 더 늘어났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들의 사용 후 폐기나 재활용 문제도 결코 소홀히 할 문제가 아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폐플라스틱 쓰레기의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져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소비를 줄이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없애거나 줄이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특히 의료산업에서 플라스틱을 없애는 일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코로나19 발생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은 무균환경 측면에서 보건상 커다란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말 그대로 ‘플라스틱을 재가공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생산, 유통, 소비를 거친 플라스틱이 버려지면 이를 수거해 일정한 공정을 거쳐 재활용하게 된다. 플라스틱은 PE, PP, PET, PVC, ABS 등 다양한 소재가 있는데, 동일 소재라도 가공 방식 및 사용되는 첨가제에 따라 용도가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처럼 플라스틱 제품의 재질과 용도에 따라 다루는 기술과 공정이 다 달라져야 하기에 재활용이 쉽지만은 않다. 또, 플라스틱의 가장 큰 장점인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도 재활용 측면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에는 폐플라스틱 자체를 원료로 사용해 재활용하는 물질회수, 에너지 형태로 재활용하는 연료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다시 원료 또는 유류로 환원하는 유화환원이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소재 생산량은 연간 3억5300만t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중 재활용 목적으로 수거되는 폐플라스틱 비율은 연간 생산량의 35~40%이며 실제 재활용되고 있는 비율은 9%에 불과하다고 한다. 재활용만으로는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미국에서는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제조업체가 소송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중국이 2018년 1월부터 폐플라스틱 등 24종의 쓰레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량이 90%나 급감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도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 제한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최근에는 생분해성 또는 ‘바이오 플라스틱’ 즉 자연분해 플라스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한다. 여러 소재 개발과 더불어 더 효율적인 재활용법을 시급히 개발해 조속히 시행하기를 바란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