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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울산 소상공인]고깃집 접고 시작한 추어탕 ‘신의 한 수’

(5)태풍피해 건물 고쳐 만든 ‘태화강 추어탕’ 2019년 은퇴후 자영업 선택 태화시장 입구 고깃집 개업 상권수요에 맞지 않아 고전 식사메뉴 추어탕에 ‘올인’ 퇴근 전후로 장사준비 분주 365일 영업 단골 사로잡아

2024-10-17     김은정 기자
▲ 태화강 추어탕 음식 사진.  
▲ 박인옥 태화강 추어탕 사장이 끓여둔 추어탕을 포장하고 있다.
▲ 태화강 추어탕 가게 전경.
박인옥(62) 사장의 가게 ‘태화강 추어탕’은 울산 중구 태화시장 입구에 있다. 2019년 은퇴한 박 사장은 고민 끝에 자영업을 선택하고, 여유자금을 총동원해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본 건물에 터를 잡았다. 3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태풍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인테리어에 큰 공을 들인 장소다.

박 사장의 첫 시작은 고깃집이었다. 점심 장사가 대부분인 시장 상권의 수요가 맞지 않아 고전했다. 하지만 식사 메뉴로 판매하던 추어탕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에 6개월 전 박 사장은 고깃집 간판을 내리고, 추어탕에 모든 정열을 쏟기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박 사장은 “사실 이미 인테리어나 가게 유지 비용 등으로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출구가 없었다. 그때 단골들이 추어탕을 맛있게 먹던 게 생각나며 추어탕을 판매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박 사장의 결단은 적중했다. 여기에는 박 사장의 성실함도 한몫했다. 명절에도 쉬지 않고 매일 오전 8시면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 나가 당일 사용할 재료를 구입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오전 10시30분 가게 문을 열고 오후 10시면 문을 닫는다. 이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후 10시부터가 박 사장의 본격적인 일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내일 판매할 추어탕 재료 손질에 나선다. 4시간 동안 시래기를 삶고, 살결이 살아있어 더 구수한 국물이 나오도록 미꾸라지를 체로 간다.

이런 노력이 박 사장의 노력으로 전체 방문객 중 80%가량이 단골이다. 하지만 시련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지금은 사이가 좋지만, 개업 초기에는 인근 상인의 텃세와 하루에서 대여섯명씩 찾아오는 ‘일명 지역 유지’들의 방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게다가 휴일 없이 매일 미꾸라지를 손질한 박 사장의 왼쪽 팔은 이미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고장’이 난 상태다. 그럼에도 박 사장은 장날이 아니면 유동 인구가 적은 전통시장에서 틈새 단골을 더 늘리기 위해 1년 365일 영업을 강행한다. 대신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운동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박 사장은 “온라인 등으로 상권이 줄어든 전통시장 상인들은 모두 비슷한 마음일 거다”라면서 “넓은 공간에서 주차 걱정 없이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자신 있는 구수한 추어탕을 선보일 수 있는 곳으로 옮기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의 포부를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