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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과꽃

2004-12-27     경상일보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나왔던 "과꽃"이라는 동요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과꽃을 잘 모르는 아이들이 더 많다.
 과꽃은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높이 30~100㎝로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며 모양은 달걀형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결각이 심하고 끝이 뾰족하다. 잎에는 줄기처럼 털이 나 있으며 잎의 모양은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줄기의 윗부분으로 갈수록 잎자루는 짧아져 나중에는 거의 잎자루을 볼 수 없다. 땅 가까이에 나는 가지의 맨 아래 부분의 근생엽은 꽃이 필 때쯤이면 없어진다.
 자라면서 차차 많은 가지를 만들고, 가지 끝에 꽃송이 하나씩을 매단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남색, 빨간색, 분홍색, 흰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의 국화를 닮은 꽃이 핀다.
 꽃의 지름이 6~8㎝로서 긴 꽃자루 끝에 한 개씩 달린다. 국화과 식물의 꽃이 그러하듯이 과꽃도 꽃 한송이가 아니라 실제로는 꽃이 몇 십개가 모여 있는 것이다. 흔히 꽃잎 하나라고 생각되는 것이 다른 식물의 꽃 한 송이에 해당된다.
 과꽃은 우리나라 북부지방이나 만주지방에서 자라던 여러해살이 풀을 한해살이로 개량한 꽃이다. 꽃색도 남보랏빛에서 진한 분홍색, 빨간색, 흰색, 보라색 같은 여러 가지로 늘어났다.
 과꽃에는 여러 이름이 있다. 중국의 당나라 국화라고 "당국화", 비취처럼 아름다운 국화라고 "취국(翠菊)", 가을 비단처럼 고운 꽃이라 "추금"이라 불린다.
 옛날 백두산의 깊은 산골에 어린 아들과 함께 사는 추금이라는 과부가 있었다. 과부는 죽은 남편이 가꾸어오던 꽃을 대신 열심히 키웠다. 그리고 꽃이 필 때면 먼저 저 세상으로 가버린 남편을 그리워하며 이 꽃들을 바라다보곤 했다. 이 꽃이 과부의 이름을 따서 추금, 과부를 지켜준 꽃이라 해서 "과꽃"이라 불렀다고 한다.
 꽃말이 "변화", "추억"인 과꽃은 우리 앞마당에 심었던 친근한 꽃으로 한적한 시골 마을 초등학교 교정에서도 볼 수 있다. 늦가을 담장 곁에 피어난 과꽃이 햇살을 받아 유난히 예뻐 보인다. 겨울이 깊어 가고 올해도 피어난 과꽃은 시들어 말라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