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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149)-봉선화

2005-01-18     경상일보
봉숭아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꽃이다. 봉선화는 한자 이름이고 순우리말로는 봉숭아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일제 강점기 때 우리 민족의 한을 노래한 홍난파 작곡의 <울밑에선 봉선화>가 널리 알려지면서 봉숭아보다 봉선화가 더 널리 쓰이게 되었다.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우리 꽃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줄기는 굵은 다육질이며 밑 부분의 마디는 불룩하게 튀어나온다. 잎은 잎자루가 있으며 아래 쪽은 마주나고 위쪽은 어긋나거나 돌려나며 긴 타원형으로 톱니가 있다.
 꽃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줄기와 가지 사이인 잎겨드랑이에 2~3개씩 달리고 꽃대가 있어 밑으로 처지며 좌우로 넓은 꽃잎이 퍼져 있고 뒤에는 통상으로 된 꿀주머니(거)가 밑으로 굽는다. 꽃의 색깔은 붉은색, 분홍색, 연분홍색, 주홍색, 보라색, 흰색 등 다양하다. 꽃 모양도 홑꽃, 겹꽃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타원형이고 털이 있으며, 열매가 다 익으면 껍질이 누렇게 변하면서 건드리면 탄력적으로 터지면서 씨가 사방으로 튀어나오고 겉껍질은 안쪽으로 말려 버린다. 절도 혐의로 의심받아 자결한 여인의 화신으로 피어난 꽃이기에 자기 마음을 활짝 열고 무고함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특성 때문에 꽃말은 ‘성급한 판단’,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다.
 봉선화는 예부터 부녀자들이 손톱을 물 들이는 데 많이 사용하여 장독대 주변에 많이 심었다. 우리 민족과는 친숙한 꽃으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정다운 꽃으로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꽃 모양이 봉황새와 비슷하다고 하여 봉선화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서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금사화(禁蛇花)라고도 부른다.
 비 오자 장독간에 봉숭아 반만 벌어 /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장독대에 핀 봉선화를 보며 누님과 함께 봉선화 꽃물을 들이던 행복하고 평화로웠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