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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158)-히어리

2005-03-28     경상일보
히어리는 전남 순천 조계산에서 처음 발견하고서는 `송광납판화`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송광이란 조계산의 송광사가 있는 곳에서 나무가 발견되어 그렇고, 납판화는 꽃눈을 덮은 것이 밀랍 같아서 붙여진 것 같다.
 히어리는 환경부 보호종 34호로 지정된 한국 특산종으로 경남 지리산과 남해, 경기도 백운산, 전남 조계산 백운산에서 자란다.
 높이 1∼2m이고 작은 가지는 황갈색 또는 암갈색이며 지그재그로 자란다. 겨울 꽃눈은 2개의 비늘로 싸여 있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의 원형이며 밑은 심장형이다. 잎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으며 양면에 털이 없다. 잎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회백색인데 잎맥이 깊게 나타난다. 잎의 모양이 정말 개암나무를 닮았고 가을에 황금색의 단풍이 아름답다.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꽃은 3~4월에 피는데 연한 황록색이며 8∼12개 꽃이 총상꽃 차례로 달린다. 꽃 이삭은 길이 3∼4cm지만 꽃이 핀 다음 7∼8cm로 자라고 작은 황색꽃이 초롱 모양으로 늘어져 달린다. 꽃에 달린 포는 안쪽과 가장자리에 털이 밀생한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다.
 뿌리에서 많은 가지가 올라와 둥근 수형을 이루는 히어리는 조록나무과 낙엽성 활엽관목이다. 우리나라 특산 식물로 개나리, 진달래보다 더 빨리 꽃을 피우는 조경 관상수로서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히어리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인데도 구경을 했거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조랑조랑 매달린 환한 꽃송이를 구경하는 행운을 얻은 사람들도 너무도 화사하게 아름다운 이 나무의 모습과 히어리라는 이름이 주는 곱고도 세련된 느낌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것으로 잘못 알기도 한다.
 꽃이 달리는 모양이 너무 귀엽고 개성 있어서 세상에 이런 꽃도 있었나 하고 신기하기도 한다. 3월 하순이면 벌써 노랗고 작은 꽃이 다섯 장의 꽃잎에 포개어 마치 작은 종지모양으로 속에 다갈색 수술을 담고 있다. 열 개 남짓한 작은 꽃들이 다시 땅을 바라보며 모여 초롱 모양으로 늘어진 재미난 꽃차례를 만든다. 노란색 꽃잎은 너무 순결하여 푸른 기운이 도는 듯도 하다. 나뭇가지마다 아름다운 꽃송이가 조롱조롱 많이 달려 절정일 때는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