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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클래식이야기]프랑스의 음악신동 '생상'

2005-08-30     경상일보
 
따스한 여름 오후에 가까운 공원의 호수에서 우아하게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백조를 보면 그 우아함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그래서 빵조각이라도 주려고 힘 있게 던져주면 자신을 위해 던져주는 것을 알 텐데도 늑장을 부려서 오히려 주위의 오리들이 몰려와서 다 먹어치운다.

자신의 먹이를 오리들이 먹는다고 해도 백조는 우아함을 잃지 않고 서서히 움직인다.

이러한 백조를 보면 가장 떠오르는 음악은 바로 샤를르 까뮈 생상(Charles Camille Saint-Saens 1835~1921)의 모음곡 <동물의 사육제>중 13번째 곡인 '백조'다. 생상은 백조의 이러한 모습을 음악으로 너무나 잘 표현했다.

그밖에도 사자, 당나귀, 거북이, 코끼리, 캥거루, 뻐꾸기, 수탉과 암탉 등의 동물이 이 곡에 등장하여 자신들만의 특징들을 잘 드러내는 음악들을 보여주고 있다.

1886년 2월 샤를르부크에서 열린 사육제 기념 음악회를 위해 작곡된 이 곡은 위트와 기지가 넘치는 실내 관현악곡으로 전체 14곡에 각기 표제음악적인 제목이 달려 있다.

1곡 서주와 사자왕의 행진, 2곡 수탉과 암탉, 3곡 당나귀, 4곡 거북이, 5곡 코끼리, 6곡 캥거루, 7곡 수족관, 8곡 귀가 긴 등장인물, 9곡 숲속의 뻐꾸기, 10곡 커다란 새장, 11곡 피아니스트, 12곡 화석, 13곡 백조, 14곡 종곡으로 등장하는 동물들의 특성을 눈에 보이는 듯이 음악으로 그려 놓았다.

동물들이 등장하는 중에 더 흥미롭고 유쾌한 것은 동물들에 섞여서 피아니스트인 까치가 등장하는 일이다. 이것은 서투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조롱한 것으로 체르니의 연습곡도 제대로 치지 못하는 듯 맥없이 풀어지면서 흘러내리는 모양이 재미를 자아낸다.

이 모음곡에 들어 있는 동물들은 어느 것이나 그 형태가 유머러스하게 연출되어 있어 생상의 프랑스인다운 풍자와 기지를 잘 알 수가 있다.

생상은 이곡에서 매우 짓궂은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그것은 다른 작곡가의 선율을 교묘하게 사용하여 해학적인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소곡 중 캉캉 춤의 멜로디를 일부러 천천히 연주하여 거북이의 둔중한 움직임을 나타내거나 베를리오즈의 <요정의 춤>의 아름다운 선율을 콘트라베이스로 연주하여 코끼리의 느낌을 주었다.

그 외에도 사자의 걸음걸이, 수탉의 울음소리, 뻐꾸기 소리 등을 사실적으로 흉내를 내어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여기에서 <백조>는 조용한 호수에 떠있는 백조의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동물의 사육제 중 가장 유명하여 독립된 기악 독주곡으로도 많이 연주되고 있다.

생상은 1921년에 86세의 생애를 마친 프랑스의 작곡가로서 두 살 반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5세 때 작곡을 시작했기 때문에 '프랑스의 모차르트'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생상은 당시에 유행했던 낭만주의적인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고전주의적인 우아한 균형미와 세련미를 꾸준히 추구하여 근대 프랑스악풍을 형성하고 확립하였으며 지금은 프랑스 국민음악의 선구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