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하기 좋은 날 사고나기도 쉽다
2005-08-31 경상일보
#산에서 걷는 요령
배낭을 맨 채 오르막을 오를 때는 절대로 급하게 오르지 않는다. 보폭을 작게, 천천히 걷는 것이 체력을 아끼는 보행 요령이다. 나무를 잡고 오를 때는 뿌리가 흔들리는지 썩은 나무는 아닌지 조심스럽게 당겨 본 뒤 힘을 주어야 한다. 바위 모서리를 잡더라도 쉽게 깨지거나 물기 있는 바위는 아닌지 살핀다.
대체로 경사면은 지그재그로 오르는 것이 체력소모가 덜한데 25~40도 이하나 이상일 때는 곧바로 오르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힘이 덜 든다. 고된 경사를 올라서 간신히 정상에 도착하면 대부분 '하산 길은 편하겠지' 하고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산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대부분은 하산 길에서 일어난다. 작은 보폭으로 속도를 억제하듯 걷는 것이 내리막길 사고를 막는 최상의 방법이다. 뛰어 내려가는 것은 발목이나 무릎, 허리에 부담을 주어 관절을 상하게 하고 피로만 증폭시킨다.
산을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상체를 약간 굽힌 자세로, 신발 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 걸어 내려온다. 신발 끈을 단단히 죄고 발목이나 발등에 무리가 덜하도록 등산 전용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산에서 쉬는 요령
산행 중 휴식에도 요령이 있다. 처음 몇 차례는 15~20분 정도 걸은 뒤 5분 정도 쉰다. 차츰 30분 정도로 보행시간을 늘리고 5~10분간 휴식하고, 적응이 되면 1시간 정도 걷고 10분씩 쉬면서 규칙적으로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경사의 오르막에서는 배낭을 메고 선 채로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한번 지치고 나면 다시 체력을 회복하기 어려우므로 몸과 마음이 지치기 전에 쉬어야 한다. 그냥 막연히 앉아만 있는 것 보다 옷을 벗거나 껴입어 더위나 추위에 부지런히 대응하는 것이 피로를 줄이는 비결 중 하나다. 여유가 있다면 등산화 끈을 풀어 발의 피로를 잠시라도 덜어준다.
물은 목을 축이는 정도로 적게, 씹듯이 마시고 자주 마시는 편이 낫다. 목이 바싹 마른 상태에서 맘껏 마시게 되면 염분 부족으로 탈수 증상을 일으키기 쉽다. 과일에 들어있는 과당은 설탕보다 흡수가 빠르고 위에 부담이 가지 않아 좋다. 육포 종류는 적당한 염분과 열량을 보태어 요긴한 비상식으로 그만이다.
홍영진 주부리포터 thinpizza@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