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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수 있기에 더 무서운 잔혹극

2005-11-24     경상일보
 
촘촘히 잘 짜여진 스릴러 영화다. 소재 자체가 주는 현실적인 공포감을 심리적 접근의 잔혹극으로 완성시켰다.

불안과 공포의 공감대는 '가능한 일'이라는 전제일 때 더 커지게 된다.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에 이 영화는 무섭다. 그러나 이를 풀어내는 방법은 굉장히 대중적이다.

우선 주연배우 신은경이 자랑했듯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 안성기와 박중훈이 '투캅스' 캐릭터를 만들어온 이후 즐겨 쓰인 방식이지만, 신은경-문정혁 콤비는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냈다. 일상의 편안함을 코믹한 상황으로 설정한 한편 사건을 해결해나갈 때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

연기 관점에서 또 하나 칭찬하고 싶은 건 신은경과 김윤진의 팽팽한 대결구도다. 절친한 친구이면서 살인범과 형사라는 극적 긴장감이 두 배우의 물오른 연기를 통해 한껏 고조됐다. 사실상 출산 후 복귀작이라 말하는 신은경은 다채로운 색채의 연기를 통해 영화를 내내 이끌어간다.

김윤진은 결코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는 이들의 가슴을 멍하게 만드는 폭발력 있는 연기로 영화의 방점을 찍는다. 등장 신의 많고 적음이 결코 배우의 역량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한다.

이 영화에는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우선 '왕따'라는 현상을 결코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또 윤희와 진모, 자영과 준하를 통해 애정을 빙자한 부모-자식 사이의 무관심과 일방적인 요구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도 보여준다.

장르 특성상 무겁게 가라앉을 스릴러 영화임에도 영화는 객석을 배려했다.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양념과 같은 코믹 코드를 적절히 삽입했다. 12월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