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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기]기적같은 15분 "감성돔 소나기"

2005-11-30     경상일보
지난 토요일 새벽 진해 가덕도로 향했다. 감성돔을 찾아 나선 것이다. 진해 안골에 있는 수양낚시점에 새벽 2시30분쯤 도착했다.

나는 고기줄 밑밥으로 크릴4개 파우더 1개 백크릴 1개를 개어놓았다. 일행도 크릴3개 파우더1개를 먹기좋게 잘 개어 놓았다. 선비까지 몽땅 8만원내고 천수대라는 포인트에 15분정도 배타고 진입했다.

둘이서 자리를 잡고 앉았으나 1시간 정도 낚시를해도 입질조차 없었다. 배는 고픈데 먹을 것도 없었다. "도시락을 미처 준비를 못해 나중에 갖다주겠심더"하던 선장이 얄미워 죽을 지경이었다. 먹을 걸 안가지고 온게 정말 후회스러웠다.

내가 배가 고프다고 호들갑을 떨자 일행이 "감성돔 줄라고 옥수수캔을 3개 샀는데… 2개는 밑밥에 함께 개어 놓았고 한개는 어디 있을텐데…"라더니 옥수수 통조림을 하나 꺼내 주었다. 어찌나 배고프던지 옥수수 통조림 1통을 다 먹어 버렸다.

허기를 채우고 나자 또 잠이 몰려왔다. 눈만 감고 가수면상태로 한동안 있다가 4시50분쯤 기지개를 켜고 낚시를 다시 시작했다.

밑밥을 주고 찌를 던지고 릴을 감고 또 밑밥 한 주걱…. 8시쯤 찌가 30㎝ 수중으로 내리 꽂길래 '감생이'라고 직감하고 챔질을 했다. 25㎝쯤 되는 살 감성돔 한수를 접했다.

일행에게 내 쪽으로 포인트 옮기라고 하고는 같은 포인트를 집중 공격했다. 번갈아가며 감성돔을 끌어올렸다. 약 15분동안에 일어난 그야말로 기적 그 자체였고 영광이었다. 2005년 한해내내 지지리도 감성돔 복이 없더니만 오늘에야 비로소 …. 정말 감격 그 자체였다. 마릿수로 잡는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 배 한척이 우리 포인트 근처에 오고 있었다. 당황했다. 저리가라고 손짓을 해도 막무가내 우리가 만들어 놓은 포인트에 접안을 시도했다. 애써 모아 놓은 고기 다 쫓아 버리고 꼴이라니…. 결국 그 배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가 만든 고기 어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울고 싶었다. 그 무정한 배는 내 발 앞에까지 오더니 말없이 시커먼 비닐 봉투 2개를 주고 돌아갔다. 도시락이 들어 있었다. 하필 이 시간에.

그 뒤로 고기는 안잡혔다. 밥 먹고 정말 열심히 했는데 숭어 한마리 고등어, 메가리, 노래미… 기타 잡어는 간간히 올라오는데 감성돔은 안 올라왔다. 10시쯤에야 겨우 감성돔 한수를 더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