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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호미기맥·태화강 발원형상 한눈에 조망

2006-03-15     경상일보
 
백운산은 마치 새둥지 같은 마을 소호리와 내와리를 양쪽에 낀 채, 단석산에서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능선의 중앙에 솟아 있다. 이 산에서 포항의 호미곶으로 또 하나의 산군이 뻗어나가는데, 이를 호미기(지)맥이라 한다.

백운산은 딱히 내놓을 만한 풍광은 없지만 낙동정맥과 호미기맥, 태화강의 발원 형상을 한 눈에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산이다.

백운산 등산은 흔히들 인보리 안쪽의 상선필에서 출발해 삼익목장을 거쳐간다.

그렇지만 언양에서 인보까지 가기 전 왼쪽으로 꺾어들어 상차리에서 출발해보는 것도 묘미가 있다.

차리마을 맨 안쪽에 있는 상차리의 저수지 둑에 올라서 보면 왼쪽의 고헌산과 오른쪽의 백운산 사이에 움푹하게 꺼진 소호령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이 소호령은 옛날 소호리 사람들과 내와 또는 차리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던 고개다.

등산은 차리저수지 꼬리 쪽 계곡 깊숙이 들어가 토석채취장을 지나면 시작된다. 한 10분쯤 오르다 보면 오른쪽 큰 빈터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짓다만 건물이 있고, 이 곳을 지나면 비로소 한적한 등산로로 접어든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등산로가 낙엽에 덮여 희미하고, 때론 임도가 가로질러 가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고 가파른 비탈을 직진한다. 경사가 완만한 곳에는 낙엽이 쌓여 발목까지 푹푹 잠긴다.

1시간여 동안의 공격 끝에 차량 바퀴자국이 뚜렷한 임도를 만나게 된다. 평탄하게 난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30여분 가다보면 임도는 직진해서 고헌산으로 가는 길과 오른쪽 백운산으로 가는 길로 갈라져 있다.

여기서부터 백운산 정상까지는 능선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는 코스다. 능선이 쉬워보이지만 결코 가벼이 여길 코스는 아니다. 한 봉우리를 넘고 나면 또 한봉우리가 나타나고 그 봉우리를 넘고 나면 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나면서 애간장을 태운다.

한 봉우리, 한 봉우리를 올라설 때 마다 발 아래 소호리와 내와리는 더욱 더 아득히 가라앉고 시야는 사방으로 넓어진다. 오른쪽으로는 옛날 기우제를 지냈던 아미산, 왼쪽에는 문복산과 가지산, 남쪽으로는 고헌산, 북쪽으로는 삼강봉이 지척에 보인다.

마지막 봉우리를 올라서면 마침내 약간의 빈터에 백운산 푯말이 등산객을 반긴다.

백운산은 열박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김유신이 나이 17세 때 적군의 침공을 당하자 비장한 마음으로 혼자서 보검을 들고 열박산 깊은 골짜기 속으로 들어가 향을 피우며 적을 물리칠수 있는 힘을 내려달라고 하늘에 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백운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불쑥 솟은 바위가 있는데, 그 아래쪽에 난 굴이 바로 김유신 굴로 전해지고 있다. 바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전망도 대단하다.

백운산은 또 낙동정맥에서 포항 호미곶 방면으로 갈라진 호미기맥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백운산에서 천마산, 치술령, 토함산, 삼봉산, 금오산 등을 거쳐 포항 호미곶까지 가는 호미기맥의 길이는 98㎞정도 된다.

하산은 백운산 북쪽에 있는 삼강봉(三江峰)에서 내와리 방면으로 한다.

삼강봉은 봉우리의 꼭대기에 떨어지는 빗물이 지세를 따라 3등분 돼 3개의 강을 이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서쪽 방향은 소호리 동창천으로 해서 낙동강으로 흘러가고 동북 방향은 내와리 큰골로 해서 포항 형산강으로 흐르고, 동남 방향은 미호저수지와 미호천을 거쳐 태화강으로 흘러든다고 한다.

김유신의 전설과 태화강의 발원설을 간직하고 있는 백운산은 또한 낙동정맥의 호미기맥 분기점으로서 등산 애호가라면 언젠가는 한번 쯤 밟아보아야 할 산으로 자리하고있다.


글·사진=산유회(www.iphot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