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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린내 나는 7년 전투 고스란히 기록-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2006-05-17     경상일보
 
고리타분함 벗고 1998년 임진왜란 전문박물관 탈바꿈
3D입체영상관 진주대첩 애니메이션 상영 관람객 끌어
북관대첩비 탁본판·울산성 전투 장면 그린 병풍 눈길




◇진주성=국립진주박물관이 진주성 내에 있기 때문에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진주성을 돌아보고 나오면 좋다. 임진왜란 때 두 번의 치열한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다. 정문에 해당하는 촉석문을 들어서면 우측에 촉석루가 있는데 그 곳에서 유유히 흐르는 남강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절경이다. 그 밖에도 진주성 내에는 영남 포정사 문루, 북장대, 서장대, 호국사, 창렬사, 순의단 등등 역사가 깃든 볼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성 안 곳곳에 마련된 잔디밭과 각종 꽃들로 가득한 산책로를 걸어 보는 것도 좋다.

◇진양호=진주성 정문에서부터 진양호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어서 찾기 쉽다. 자가용으로 천천히 가도 10분이면 도착한다. 진양호는 경남 산청에서 흘러드는 경호강과 덕천강이 만나는 지점에 지난 1998년 남강댐이 지어지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진양호는 거대한 공원처럼 꾸며져 있는데 진양호 주변에 물홍보관, 놀이동산, 동물원, 산책로, 전망대, 전통예술회관, 각종 찻집과 음식점 등이 울창한 숲을 끼고 있어 자연을 느낄수 있다. 055·745·2510.


"진주 백성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늘이여, 나에게 힘을 주소서"

머리 위로 막 쏟아질 듯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진주 목사 김시민 장군은 간절히 바랐다. 병력으로 볼 때 열세한 상황에서도 김 장군과 진주성을 지키던 군사 그리고 진주 시민이 한 몸 되어 왜군을 물리쳤다. 이 사건이 바로 임진왜란(1592~1598년) 때의 치열한 전투 중 하나인 진주대첩이다.

경남 진주시 진주성 내에 있는 국립진주박물관 3D입체영상관에서 입체영상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진주대첩은 역사 소설 속에서 읽고 머릿속에 그렸던 장면 이상으로 현실감이 넘쳤다.

얼굴 표정만 봐도 얄밉기 그지없는 왜군들 수는 조선군에 비해 왜 그리도 많은지. 또 조선군은 화살을 쏘기 급급한데 왜군들은 조총을 쏘아서 조선군인들이 죽어 나가는 것인지. 15분 가량 이어지는 영상물을 보면서 마음은 답답하고도 안타깝다.

국립진주박물관은 10여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돼 있었다.

10여년 전만해도 국립진주박물관은 우리 역사 속 각종 유물들을 다양하게 전시해 두는 여느 국립박물관들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1998년 개성 넘치고 독특한 옷을 갈아 입고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으로 새단장한 것이다.

진주성 입구를 기준으로 성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국립진주박물관의 위치나 지상 1·2층으로 된 전시장, 지상 1층 전시장 한 켠의 특별 전시장 위치 등은 옛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임진왜란을 주제로 그에 관련된 사료들만 모았다는 점에서 이색적이고 3D입체영상관을 마련해 영상물까지 전시에 도입했다는 데서 새롭다.

지상 1·2층 전시관은 7년에 걸친 임진왜란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을 모아뒀다.

왜군이 부산항에 처음으로 침입해오던 모습을 그린 그림에서 부터 왜군과 조선군이 왜란 당시 각각 입었던 갑옷과 무기, 전쟁 때 정황을 기록해 둔 각종 장군들의 일기와 기록들, 관군이 왜군에게 힘없이 밀리자 전국의 의병들이 활동했던 기록, 이순신 장군을 중심으로 한 수군의 활약, 일본에 포로로 끌려갔던 도공을 포함한 각종 기술공들의 기록, 당시 조선에 있었던 외국인 선교사가 쓴 글, 왜장을 안고 촉석루 앞에 있는 의암에서 뛰어 내린 논개의 기록 등 임진왜란 관련 사료들로만 가득하다.

많은 사료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임진왜란 때 함경도 의병의 전승을 기념하는 북관대첩비의 탁본판과 임진왜란의 마지막 치열한 접전이었던 울산성 전투 장면을 그려둔 병풍.

북관대첩비는 지난해 10월20일 일본 야스쿠니 신사로부터 반환받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1일에는 북한 함경도의 원 자리로 옮겨져 화제를 모았다. 북한에 있는 북관대첩비의 탁본판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울산성 전투를 묘사한 병풍에는 지금의 울산시 중구 학성공원 일대에 있었던 울산왜성에서 벌어진 전투 모습이 담겼다. 울산에서 벌어졌던 역사적인 사건을 병풍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병풍은 조선과 명 연합군이 울산성을 포위했을 당시 왜군의 처참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기록에는 마실 물이 없자 왜군들이 비와 사람의 오줌으로 연명했으며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흙과 종이를 먹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하지만 그림속 왜군의 모습이 아주 작게 그려져 있어서 그림 만으로는 기록을 확인하는 데는 아쉬움이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라면 세대를 막론하고 관심을 보이는 곳이 바로 지난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3D입체영상관. 앞서 설명한 진주대첩 내용을 담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곳이다. 오전 10시~오후 5시 1시간에 한 번 상영한다. 한 번 상영시 총 50명이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관람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면 상영 시작 40여분 훨씬 전부터도 영상물을 보기위해 줄을 선 관람객들로 1층 로비가 가득찬다.

임진왜란 자료들을 꼼꼼히 둘러봤다면 특별전시관 관람도 잊지말자.

1층 한 켠에 있는 두암실에서는 '독도'란 지명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지 올해로 100년 되는 해를 맞아 오는 6월18일까지 '가고 싶은 우리 땅 독도'를 주제로 특별 전시가 열리고 있다. 독도의 자연을 담은 사진, 독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사료 등이 전시돼 있어 독도가 우리땅 임을 한 번 더 되새겨 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울산IC→경부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서진주IC→진주성(촉석문)→진주박물관. 2시간30분~3시간 가량 소요.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에는 오전 9시~오후 7시. 입장은 마감 시간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1월1일과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입장료 일반 1천원, 7세 이상 어린이 및 청소년 500원.

글·사진=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