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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고민 엄마랑 나눠요 - 동천초등상담봉사어머니회

2006-05-19     경상일보
 
8명 주부 돌아가며 성격·교우관계등 상담 실시
심리학 전공자·관련교육 이수자등 전문가 집단


울산시 북구 상안동 동천초등학교(교장 김갑룡) 상담실은 매주 월~목요일 오전마다 북적인다. 상담 자원봉사 어머니회 회원들이 아이들의 성격이나 장단점, 교우관계 등을 스스로 되짚어 볼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목) 상담실에 모인 아이들은 모두 7명. 4학년생 같은 반 교우들로, 상담을 원하거나 담임 교사의 권유를 받은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이 날 프로그램 주제는 바로 '나를 찾는 시간을 찾아서'다.

먼저 자신의 꿈을 담은 애칭을 만들고, 친구의 장점을 알려주는 칭찬 릴레이 순으로 진행됐다. 자신의 단점이나 상처가 됐던 경험담 등을 판매한 뒤 선호하는 외모나 성격을 구입할 수 있는 가상 놀이 '신기한 문방구점'도 곁들여졌다. 평상시 맘에 두었던 여학생과 함께 한 탓인지 어느 남학생은 자신의 애칭을 '너만을…'이라 짓기도 한다. 처음엔 쭈뼛거리지만 그것도 잠시, 재잘재잘 속내를 잘도 털어 놓는다.

울산시 강북교육청이 우수사례(전담교사 전만춘)로 추천한 이 학교 상담어머니회는 8명의 주부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경화(35) 상담실장을 비롯해 남순희(38) 하선경(38) 이현숙(33) 이영숙(33) 김향자(39) 이현숙(38) 정정원(38)씨 등은 심리학 전공자거나 각종 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훈련 과정을 이미 몇 차례씩 이수한 전문가다. 두명씩 교대로 등교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고 서로의 의견이나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

3월 신학기마다 형식적으로 상담회원을 모집하는 학교와는 달리 이 학교는 지원자가 몰려 심사 과정을 거쳐 회원을 위촉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 책임감은 물론이고 남다른 의욕으로 충만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순희씨는 "친구들의 장점을 칭찬하는 릴레이에서 요즘 아이들이 갖고있는 열등감을 종종 엿볼 수 있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오히려 자녀 교육에 도움받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홍영진 객원기자 thinpizza@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