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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노력파 춤꾼…실력으로 승부"

2006-09-24     경상일보
 
골반까지 헐렁하게 내려오는 큰 바지와 사이즈가 큰 티셔츠, 그리고 노랗게 염색한 아주 짧은 헤어스타일. 추구하는 춤이 힙합, 비보이 등 실용무용이라서 그럴까. 실용무용가 박종원(여·33)씨가 평소 옷 입는 스타일만 봐도 '힙합'이 연상된다.

옷차림 못지 않게 그가 안무한 춤들도 기본 동작에 충실하되 자유스럽다.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하고 무용 장르를 넘나들고 싶어하는 그의 욕심은 작품 곳곳에 묻어난다.

울산지역에서 열리는 여름해변축제나 처용문화제 등 각종 행사장에서 그가 선보인 춤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지난 6월에 열렸던 제9회 울산무용제에서도 그의 춤세계가 그대로 보여졌다.

일단, 무용제에 실용무용 작품이 올려졌다는 점부터 파격적이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칭찬을 하는가 하면, 무용제에 맞지 않다는 비난의 소리도 있었지만 어쨌든 공연 후 관람객들의 평은 괜찮았다.

"무용제에 힙합이며 비보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일종의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죠. 내년에는 현대무용이지만 실용무용이 적절히 가미된 새로운 춤으로 이젠 입상에 도전해보려구요."

박씨가 실용무용에 열정을 쏟아부어 온 지는 2년 남짓이다. 전공인 현대무용은 깊이는 있지만 왠지 심심하게 느껴졌던 게 그가 실용무용에 발을 들인 이유였다.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걸어왔다

"늘 파란 불이었기 때문에 달리고 또 달렸다"는 말처럼 그는 아침 일찍부터 오후까지 지역 문화센터 춤강좌, 학원생 수업 지도, 밤 1시 이후부터 새벽 5시까지 이어지는 무용단 '박종원 댄스&컴퍼니' 지도 및 연습까지, 매일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제 소원이 남들 저녁 먹는 시간에 밥 한 번 먹어보는 거에요"하며 소녀처럼 웃으며 풀어놓는 그의 넋두리는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바쁜 중에도 올 겨울에는 일본과 미국 등지도 둘러보며 견문을 넓힐 요량이다.

'실력 좋다'는 말보다는 '참 열심히 하네'란 칭찬이 백 배는 더 듣기 좋다는 박종원씨.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탓에 가끔 진통이 심하지만 아직은 쉴 때가 아니라고 한다. 부족한 부분들을 잘 채워 훗날 대학 강단에 서겠다는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