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화 음악회…클래식 길라잡이 대중과 호흡 한국적 클래식 추구
2006-10-22 경상일보
일반인들은 지휘자하면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종규(37) 울산시립교향악단(이하 울산시향) 부지휘자는 '사람냄새'가 나서 왠지 모르게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청중이 많다.
그에게서 풍기는 '사람냄새'는 바로 울산시향이 열어온 영화·만화음악회, 클래식길라잡이 등 대중들이 들어서 즐거웠던 연주회의 지휘를 주로 맡으면서 생긴 '친근감'에서 나온 것이다.
"연주자라면 어렵고 격이 높은 정통클래식을 연주하고 또 추구하고 싶은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연주로 다수의 시민과 호흡할 수는 없습니다. 대중과 호흡할 수 없는 울산시향은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이죠. 때문에 울산시향에서 부지휘자로서의 제 역할은 바로 대중과 호흡하기 위한 다양한 연주를 해나아가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대중과 호흡하기 위해 대중의 귀를 만족시키는 역할만을 하지는 않는다. 음악을 들을 때는 곡이 낯설어 귀가 즐겁지 않더라도 일단 한 번 듣고 나면 그 곡을 기억할 수 있고 다음 번에는 그 곡 때문에 귀가 즐거울 수 있도록 매개체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 이상향에 이르는 방법을 그는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연주에 접목시키는 데서 찾는다.
김 지휘자만의 음악세계는 다름 아닌, 우리 전통 가락을 바탕으로 클래식을 재해석해내는 것. 그는 "클래식을 그대로 연주하는 것은 연주 기술이 좋은 것 이상일 수 없다"면서 "내가 연주하는 클래식, 내가 해석해내는 클래식은 분명 달라야 하는 것이고 그 다름은 한국적인 느낌을 내어야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2년 넘게 전국을 다니며 국악에 대해 연구했던 것도 다름 아닌,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위한 노력이었다. 때문에 그는 그의 음악세계를 추구해 가다 보면 그 길이 대중과도 호흡할 수 있는 길이라 믿는다. 한국 사람은 알게 모르게 한국적인 요소에는 편안함을 느끼고 끌리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자신의 음악세계가 담긴 음악만을 가지고 대중과 호흡하는 데는 큰 거리감이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각종 연주회에서 해설을 곁들이면서 재밌는 요소를 마련하려고 애쓴다. 그 한 예가 학생들을 위한 클래식길라잡이 공연이었다. 클래식길라잡이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그 학부모에게까지 호응을 얻었었다.
"모든 귀는 똑같다"고 강조하는 김종규 부지휘자. 그는 향후 모든 귀를 만족시키기 위해 학생은 물론이고 어린이 주부 임부 등 다양한 청중들의 귀를 만족시킬 수 있는 클래식 연주회를 꾸준히 만들어갈 계획이다.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