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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2006-10-31     경상일보
 
울산양육원 13명 아이들의 '수호천사'
(27)사회복지사 심지윤씨


사회복지사 심지윤(여·25)씨는 울산시 남구 무거2동 울산양육원에서 13명 아이들의 엄마 노릇을 하느라 매일 바쁘다.

13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엄마역할'을 하기엔 아직 어린 그에게 버거운 일이지만, 이곳에 오기 전 어린이집 교사로 일했던 경험 덕에 그나마 잘 적응해가고 있는 편이다.

4세~7세반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이곳에서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마디로 '엄마가 하는 일'은 모조리 도맡아 하고 있다. 아이들의 엄마로 지내온지 벌써 9개월.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나 아이들이 그를 대하는 모습이 정말 모자·모녀 같아 보인다.

그동안 떼쓰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진땀 꽤나 흘렸던 일이나, 한 두 명도 아닌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하다가 정신 없이 보내기 일쑤였던 '전쟁같은 하루'를 떠올리면 지금도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그녀. 하지만 이젠 요령이 생겨서 여유를 부리면서도 아이들을 예전보다 잘 돌보는 게 자신있단다.

사실 집에서 막내로 귀여움 받으며 자란 그가 어린 나이에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 단어가 낯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스로 '엄마'란 단어를 반복해 사용하듯 아이들의 생활이 곧 삶의 한 부분이 됐다.

"잠시 쉬고 있을 때 아이들이 살짝 뒤로 와서 그의 등을 두드려주거나 어깨를 주물러 줄 때는 피곤함이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사라져요"라면서 활짝 웃는 그의 얼굴 모습만 봐도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전해진다.

그는 "아이들이 말을 안들을 때는 속상할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맞춤법도 다 틀린 채 삐뚤삐뚤한 글씨로 쓴 편지나 색종이로 예쁜 꽃을 만들어서 내밀 때는 보람을 느낀다"며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면 아이들은 그 이상으로 사랑을 되돌려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보살펴 주는 게 중학생 시절부터 마냥 좋았다는 심지윤씨.

그는 "사회복지사는 봉사정신 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면서 "사회복지분야에 대해 좀더 전문적으로 공부를 해 아이들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엄마이자 친구 같은 보호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유귀화기자

duri1217@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