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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따라 산길따라]거침없이 내달린 종주길 고산준령 발아래

2007-07-04     경상일보
 
(1) 낙동정맥 북부권


강원도 태백의 남쪽으로 뻗은 장대한 산줄기
사룡산서 와항재까지 북부 낙동정맥 1백리길
준족 아니라면 당고개·소호고개서 쉬어가도




영남알프스 그 시작과 마침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영남알프스는 부산과 울산, 양산·밀양·경주·청도 등 2개 광역시와 4개 시·군에 걸쳐 1000곒급 이상의 고산준령과 기암괴석, 광활한 억새평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남알프스 산자락을 누비고 다니다보면, 영남알프스가 품고 있는 숨겨진 아름다움에 자신도 모르게 매료되는 곳이다. 최근 산행인구의 급증으로 영남알프스 종주 열풍이 이는 등 도심과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종주도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신 산경표를 근간으로 영남알프스 일대의 모든 산군들을 1개의 정맥과 10개 지맥, 7개 분맥, 그리고 나머지 능선들은 단맥으로 연계시켜 새로이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백두에서 지리까지 내려가는 백두대간이 피재에 이르러 대간은 서쪽 함백산으로 맥을 잇고, 정맥은 동남쪽 백병산으로 맥을 이어나가는데, 바로 이 줄기가 동해와 평행선을 이루며 몰운대 낙동강 하구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이다.

낙동정맥은 낙동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태백의 남쪽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산줄기로, 지도상의 도상 거리만도 약 400km. 고도와 기복을 감안한 실제거리는 이보다 훨씬 길다.

영남알프스 낙동정맥 구간은 영남알프스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등뼈다. 낙동정맥 비슬지맥 분기점인 사룡산에서 고헌산~가지산~신불산~영축산~천성산~금정산까지 이어지는 100여㎞ 구간이다.

#낙동정맥 북부권(사룡산~고헌산~와항재)

영남알프스 최북단에 자리한 낙동정맥은 어디일까?

기존 영남알프스 개념으로는 고헌산~백운산 정도지만 대 종주도를 만들면서 북으로 낙동정맥과 비슬지맥분기점인 사룡산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실거리 40~45㎞ 구간이다.

낙동정맥과 비슬지맥 분기점을 올라서기 위해서는 건천 나들목을 빠져나와 건천~영천 간 4번국도를 따라 건천읍 서면 천촌리 숲재 고갯마루까지 가야 한다. 숲재까지 차량통행은 가능하지만 대중교통은 없다. 산행들머리인 숲재 고개에서 생식촌으로 가는 소로를 따라 사룡산에 올라선 후, 낙동정맥 길을 따라 다시 올라온 길을 거슬러 사룡산아래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400m쯤 가면 분기점에 도착한다.

사룡산 능선자락에는 '바르게 사는 것은 자연그대로 사는 것이다'며 생식만을 고집하는 생식마을이 있다. 욕심을 버리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지만 정맥줄기를 가로막고 들어선 모습이 무척 눈에 거슬린다. 분기점에서 숲재까지는 30여분 거리. 숲재에서 도로 건너편으로 매달린 리본을 따라 오르면 부산성 서문이 나타난다. 산성길을 따라 남문을 지나 헬기장까지 오른 후, 오리재를 거쳐 당고개로 내려온다. 소요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다.

부산성(주사산성)은 신라 문무왕때 쌓은 석성이다. 당시 이 성안에 4개의 개울과 하나의 연못, 9개의 샘터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산성아래는 선덕여왕이 지기로 백제군을 물리쳤다는 여자의 성기를 쏙 빼닮은 여근곡이 자리하고 있다.

여근곡에 얽힌 설화는 이렇다. '옥문지(여근곡의 옛 지명)에 겨울인데도 개구리들이 울어 된다는 소식을 접한 여왕은 즉시 여근곡으로 군사을 내어 백제군을 섬멸하였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군신들이 여왕에게 묻자, 개구리가 성내는 것은 군사의 상징이고, 옥문이란 여근이며 음을 뜻하는데 그 색은 희고, 흰 것은 서쪽이다. 그러므로 서쪽에 군사가 있을 것을 알았고, 남근은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으므로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전한다.

당고개에서는 휴게소 뒤편으로 2㎞쯤 오르면 단석산 삼거리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30여분쯤 가면 영남알프스가 시원스레 들어오는 옛 방주교회터와 OK목장에 다다른다. 목장에서 소호고개까지는 3~4시간 거리. 소호고개에서 2시간정도 능선 길을 따르면 동창천, 형산강, 태화강의 세갈래 물줄가 흘러내리는 삼강봉과 백운산에 도착한다.

고헌산은 백운산에서 방화선 길을 따라 소호령을 거쳐 능선을 따르면 된다. 백운산에서 고헌산까지는 2시간 남짓 되는 거리다. 언양의 진산 고헌산에 올라서면 눈앞으로 영남알프스 주봉 가지산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서며, 사룡산에서 내달린 낙동정맥 종주길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백운산에서 고헌산을 지나 와항재까지 그어진 방화선을 바라보니 왠지 가슴 한구석이 휑하니 뚫린 것처럼 허전함이 밀려온다. 울주군에서 복원을 한다지만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지 의문이다.

고헌산에서 서봉을 지나 방화선이 그어진 등산로를 따라 30~40분 내려서면 와항재다. 와항재에서 719봉 삼거리를 지나 산내불고기 단지까지는 20~30분 정도 소요된다. 사룡산에서 와항재까지는 백여리가 넘는 길이기에 준족이 아니라면 당고개와 소호고개에서 2~3번 나누어 종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부산성터와 여근곡, 단석산의 단석과 신선사 마애불.

산속의 마을(054·751·9296), 산내 불고기단지 장성가든(054·751·9204)

경주방면 아화행 버스 15~20분 간격운행. 아화~천촌리행 버스 오전 6시30분부터 2시간여 간격 하루 6회 운행. 언양~산내(경주)방면은 산내불고기단지에서 탑승, 오전 7시, 오전 11시20분, 오후 6시30분.



이병진 대한백리산악회 산행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