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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건강한 가족공동체를 만들자

2008-10-13     
최근에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한 분과 상담한 적이 있었다. 며칠 전 오후에 아이의 담임교사가 급히 찾기에 학교로 달려가니, 아이가 교실에서 갑자기 바깥으로 뛰어 내리려고 하는 것을 간신히 잡아 자리에 앉혔는데 혹시 집에 특별한 문제가 있느냐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 엄마는 너무 놀라 오히려 학교에서 혹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되물으니 성적이 떨어진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 담임교사의 답변이었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왜 갑자기 교실 밖으로 뛰어내리려 했을까? 이 아이에겐 최근 친한 친구나, 함께 다니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부모가 질문을 해도 "할 말 없어요" "됐어요"가 대답의 전부라고 한다.

최근 연이어 일어난 연예인들의 자살사건과 모방자살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떠오른 요즘, 많은 이들이 "우리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한다.

건강가족(healthy families)이란 특정한 형태의 가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기능하는 가족'이란 의미를 가진다. 가족복지의 측면에서 볼 때, 어떤 유형의 가족이든 간에 현재보다 나은 건강한 가족을 지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 가족은 건강할까?

필자가 이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우리 가족은 별로 건강한 것 같지 않다"라고 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고 또한 가족구성원 각자의 생활이 바쁜 현대인의 특성상 이런 저런 일로 가족 간에는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갈등이 존재한다고 해서 건강한 가족이 아닐까? 아니다. 건강한 가족에게도 갈등은 존재한다. 다만 건강한 가족은 갈등을 긍정적 방식으로 다루는 것을 학습하도록 돕는다. 그러므로 갈등 발생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를 해결하는가가 이슈가 된다.

건강가족에 대해 연구한 학자인 스티넷(Stinnet) 등은 문화권이 다르더라도 정서적으로 건강한 가족의 기본적인 특성은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건강가족의 보편적인 특성으로 6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인정이다. 건강가족은 서로에게서 좋은 자질을 발견하고 이를 인정해 주는 표현을 하는 가족이다. 건강한 가족은 긍정성에 초점을 둔다. 둘째,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가족은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가족이다. 셋째, 헌신이다. 건강가족은 서로 간의 행복과 복지를 증진시키는데 헌신적인 가족이다. 넷째, 커뮤니케이션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애정의 표현을 포함한다. 건강가족은 좋은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가지고 있다. 서로 대화를 할 뿐 아니라 서로 경청해 주기 때문에 상호존중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갈등을 조정하고 전체 구성원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추구한다. 다섯째, 종교적 지향이다. 이 종교적 지향은 단순히 교회나 절에 가는 것이나 종교적 행사에 참여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여섯째, 위기관리능력이다. 건강가족은 위기를 건설적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위기를 규명하고, 서로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공략할 줄 안다.

이 외에도 특히 감정의 기복이 심한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가족들은 청소년들이 10대에 성취해야 할 성취감, 우정, 감정의 표현, 정체성, 책임성, 성숙, 섹슈얼리티에 대해 분명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기 자녀를 가진 부모의 역할을 한 마디로 집약하면 '자녀가 성인으로서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는 건강한 가족일 때 좀 더 체계적인 방법으로 자녀들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는가? 건강가족은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가능하므로 지금부터라도 우리 가족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끈을 이어 건강한 가족공동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형미 울산과학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