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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각/UPA 2기에 대한 기대

2008-10-13     
울산항만공사(UPA)가 정부의 3차례에 걸친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서 민영화, 통폐합 등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10% 기준 내에서 경영효율화 작업을 수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UPA의 경우 인력이나 조직 등 구성이 당초 출범 당시 설립준비기획단이 제시한 정원에도 크게 못미치는 등 사실상 인적인 구조조정 요인이 크게 없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UPA의 최고 의결기구인 항만위원회의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93.5점(100점 만점)의 높은 점수를 받아 외형적인 평가도 좋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의 임원 재신임 방침에 반발해 김종운 전 사장이 장기간 버티면서 마찰음을 낸 것을 제외하면 설립 이후 큰 과오없이 일해 왔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UPA는 게다가 예산의 10% 절감과 본부장 1자리를 줄이는 등의 추가 구조조정안까지 제시하고 있는 상태여서 정부로서도 애써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UPA 관계자는 "국토해양부는 UPA가 정원에도 못미치는 적은 인력으로 흑자를 실현하는 등 경영상태가 좋아 별도의 구조조정이 필요없다. '타 공공기관이 UPA만큼만 했으면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을텐데…'라며 만족해했다"고 밝히며 UPA에 대한 평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울산항만 관련 업·단체는 물론 항만공사 내부에서조차도 현재의 UPA 시스템으론 자체 경쟁력, 더 나아가 울산항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데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다.

울산항의 개발 및 관리·운영에 관한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 울산항을 경쟁력있는 해운·물류의 중심기지로 육성해 울산항과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당초 설립 취지를 뒤로 하더라도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많다. 출범 이후 16개월간 미래의 발전을 위한 맷집을 늘리는데도 부족한 면이 많다는 지적이다.

물론 다양한 기관과 단체, 기업체 등에서 구성원들이 모여들면서 일사분란한 체계를 갖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또 지난 2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장기간 계속된 초대 사장의 사퇴 공방 속에 업무를 제대로 꿰차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이 같은 현실적 요인을 인정하더라도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더 문제다. 현재의 UPA가 일할 분위기는 조성돼 있지 않고 오히려 몸사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말하는 항만인들이 많다. 'UPA 출범을 앞두고 옥상옥(屋上屋)의 기구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맞지 않았느냐'는 시각이다.

UPA 내부적으로도 현재의 조직과 분위기로는 더 이상 안된다는 비판적 여론이 있다.

모 직원은 "UPA가 전체 직원 대비 간부(급)들이 너무 많고 업무에 대한 열정과 전문성도 부족하는 등 일할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조직에 대한 재정비와 재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현 상황을 유지하기에 급급하다면 UPA의 존립의미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항에 민간경영체제가 도입되면서 울산항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고 도심과 연계된 균형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재로선 멀어 보인다.

UPA와 구성원들은 이런 우려를 곱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선진화 대상 기관에서 누락됐다는 이유로 '괜찮은 조직'으로 평가받았다고 현실에 안주해 있다면 UPA는 울산항 전체의 경쟁력과는 상관없는 조직으로 남아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다음달께 임명될 신임 UPA 사장은 이 같은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슬기롭게 개선해야 할 인물이 돼야 한다는게 항만 주변의 바람이다. UPA 2기 체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신형욱 경제부 차장 shin@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