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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진으로 보는 울산이야기]큰 파도에 밀려온 해조류 장대로 건져

18. 해초 건지는 아낙네
아낙들이 건지면 남자들이 옮겨, 손질하고 말려 팔기도

2009-11-01     박철종 기자
▲ 해초 건지는 아낙네 (1936·상진지리이) 제공=히나세
사진 속 아낙은 이른 새벽 상진 지리이 불(해안)에서 긴 장대를 이용해서 해초를 건져내고 있다.

예부터 바닷가에서는 해초를 주워 말린 것을 ‘천초’라 하여 중개인들이 매입해 가는데 이것은 큰 수입원이 됐다. 일제 강점기인 1913년 5월7일자 매일신보에 ‘울산 해조(海藻) 분쟁 해결’ 기사를 보면, 당시에도 해조류 매매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해 해조는 연년이 제주도 해녀들을 데려다 잠수 채취했고 자연히 해안가로 밀려나오는 것은 마을 부녀들에 의해 채취되었다. 큰 파도가 일고 난 다음날이면 동이 트기도 전에 아낙들은 바닷가로 몰려가 밤새 밀려나온 해초를 주웠고 파도에 실려 다니는 해초를 장대로 건져내는 작업을 했다.

동이 트면 아이들은 어머니가 해초를 줍는 곳으로 아침밥을 싸다 드리고는 해조 줍는 일을 돕기도 했다. 주로 우뭇가사리·도박·진도발·서뭇가사리 등과 가끔은 먹거리로 미역·곰피·감태·몰·청각·외지·멍게(울뭉치)·해삼·전복 등도 파도에 밀려 나왔다.

한 나절 해가 중천에 오르면, 남자들은 지게를 지고 마중을 와서 수북이 쌓여있는 해조 더미를 헐어서 푸댓자루나 그물망태기에 넣어서 지게에 져 나른다. 각자 집에서는 해조를 종류별로 선별해 마당이나 골목길 공지에서 잘 말리고 손질해서 쌓아두면 중개인들이 와서 매입해 갔다. 해조가 많이 내쳐나오는 곳은 바다 밑에 갯바위가 많은 곳인데 지역마다 따로 있었다.

방어진에는 꽃바위 삼섬 앞, 화잠, 대굼멀, 쑥밭, 서무끝 일대이고, 일산동은 막구지기, 과개안, 큰불자리, 햇개비, 고늘개 도랏끝, 군수밭 일대, 전하동은 바드래, 녹수금, 둘안산 동편의 사태밑, 오자불의 남쪽 불이며, 주전과 미포는 전 해안이 해초류의 숲이었다. 당시만 해도 바다는 온전히 살아있었다. 해초류의 숲이 살아있는 연안은 각종 어류의 산란처가 되었고, 치어가 자라는 천혜의 자연생태 공간이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울산의 바다는 건강한가? 이 한 장의 옛 사진은 우리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장세동 동구지역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