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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인문강좌]<제1강> 울산지역 시민인문강좌 어제와 오늘

사회적 약자 대상 시민인문강좌
상대적 박탈감 회복·자존감 고취

2010-01-03     박철종 기자
▲ 박무호 울산대 인문대학장
벌써 작년, 더 정확하게는 2009년 12월9일 한국연구재단(이하 ‘재단’)에서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울산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가 ‘시민인문강좌’ 사업 주관기관으로 2년 연속 선정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반가움은 잠시였고 지금 울산대 인문대학 교수들은 어떻게 해야 보다 효율적으로 강좌를 진행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기초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은 전 학문분야의 원천이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지만 실용성에 너무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세계적인 경쟁체제 속에서 경제적 효율성 만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인간적 가치와 의미를 외면하는 상황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인문학의 진정한 가치를 재평가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현상이기도 했다.

시간은 다시 2008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부터 인문학이 개별 학문이라는 작은 울타리에 갇힌 학문이 아니라 시민과 호흡하는 열린 인문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꾸준히 그 실행방법을 모색하고 있던 울산대 인문대학 교수들은 재단이 <시민인문강좌>를 공모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재단의 <시민인문강좌> 사업 취지에 발맞춰 울산대학교 교수들은 인문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모여 우선
▲ 2009 울산지역 시민인문강좌 희망대학 수료식 장면.
적으로 사업방향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울산지역의 저소득 계층과 성매매 피해 여성들,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상황에 적합한 인문 강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회복하고 자존감을 고취하기로 하였다.

강좌 운영의 대상기관으로 울산시민연대, 울산여성회 산하 한부모가족지원센터, 성매매 피해여성 자활기관인 씨밀레, 울산광역시 아동보호전문기관, 울산가정위탁 지원센터, 울산동구 종합사회복지관이 선정되었다. 이들이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진행되는 자활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지역민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고 있었고, 저소득사회 소외계층 스스로 본인의 삶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재인식할 때에야 비로소 경제적 빈곤 탈피를 위한 노력 역시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공유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인문대학 교수진의 생각에 재단은 기꺼이 후원을 해주었고, 그렇게 지난 1년 동안 울산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는 강좌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것도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수강생들의 열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했다는 사실이며, 이를 통해 인문학의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정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새로 시작되는 2010 <울산지역 시민인문강좌>는 지난 1년 동안의 경험을 살려 현재 진행되는 강좌를 심화 확대함과 동시에 1차년도 강좌계획 대상에서 보류되었던 시민 사회단체 ‘미혼모의 집 물푸레’를 강좌 대상기관으로 추가 선정해 소외계층에 대한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울산지역 특성을 감안하여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강좌들을 개발하여 대중적으로 확산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시민인문강좌가 진정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재원확보와 시민들의 관심이다. 뜻있는 기업의 후원과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협조를 바란다.

박무호 울산대 인문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