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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색발물관]한국·세계 탈 3000여점 소장·전시

하회동 탈 박물관
탈 만들기·탈 그림 탁본 등 체험교실도 운영

2010-01-24     박철종 기자
▲ 하회동 탈박물관 내부
탈은 우리나라에서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하나는 얼굴에 쓰는 가면을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질병이나 재앙과 같은 불길한 상황을 일컫는다. 이 두 의미가 같은 발음을 내는 관계로 우리나라에서는 탈이 났을 때 또는 탈이 날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탈놀이를 놀았다. 주로 정월 대보름에 마을 주민들이 모여 탈놀이를 놀거나 동제를 지내는데 이때 사용했던 탈은 탈놀이가 끝난 후에 태워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나쁜 것을 물리치기 위해 사용한 탈을 집안에 두면 그 나쁜 기운이 계속 남아있어 불길하다고 여겼으며, 탈을 태움으로써 고민했던 문제들도 함께 타서 없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회동 탈 박물관은 가장 한국다운 곳으로 알려진 안동 하회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으며, 1995년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탈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는 하회탈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탈들을 한 자리에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나아가 세계 각국의 중요한 탈들을 수집하여 한국 탈과 비교하여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240평의 전시실은 한국관·아시아관·세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회동 탈 박물관 김동표 관장은 우리나라 탈 가운데 유일하게 국보 제121호로 지정된 하회탈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명장이자 하회별신굿 탈놀이의 연행자이기도 하다. 그의 탈에 대한 관심은 국내 탈을 모두 수집한 것을 비롯해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탈을 수집하기 위해 직접 현지에 찾아가 탈이 활용되고 있는 현장을 답사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지금까지 수집된 탈은 약 3000여점에 달하며, 그 가운데 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김동표 관장은 30여년 전, 하회마을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하며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직접 제작한 탈이나 탈춤 공연으로 각지를 돌아다니며 한두 점씩 모은 탈을 소탈하게 전시해 보여주기도 했었다. 그러던 것이 결국 지금의 박물관 설립으로까지 이어져 1993년 지금의 박물관 건물이 들어서게 됐다. 박물관 건축 당시 수원성과 솟을대문 모양을 응용하여 건물을 디자인하였기 때문에 건물의 모습이 매우 웅장하다. 이는 마치 가면을 신의 얼굴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탈 박물관이 신의 형상들이 모여 있는 신성구역임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먼저, 한국관에는 하회탈을 비롯해 황해도 지방의 탈, 서울 경기지역의 산대놀이 탈과 경남과 부산지방의 야류·오광대 탈은 물론 내륙지방의 별신굿 탈과 강릉 관노가면극의 탈, 방상시와 처용탈, 옛 산대탈 등이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탈은 서낭제나 각종 벽사의식 등에도 사용이 되지만 주로 사회적 기능을 갖고 있는 탈놀이에 사용되는 것으로 풍자와 해학이 가득 담긴 표정의 탈이 다양하게 있다.

아시아관은 중국의 나희가면과 벽사가면, 일본의 노가면, 태국의 콘 가면, 인도의 쵸우가면, 몽골의 챰 가면 등 아시아 지역의 탈이 전시돼 있다. 아시아지역의 탈은 대체로 신화나 종교, 무속의식 또는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 것이 많으며 각 나라마다 특징적인 의미와 조형을 지니고 있다. 세계관은 아시아지역을 제외한 세계 각지의 탈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아프리카 일대의 주술용 탈과 벽사용 탈, 의식용 탈을 비롯하여 카니발과 같은 가면무도회, 축제용 가면, 각 부족의 조상가면과 주술가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오지의 탈일수록 여전히 부족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실생활에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 외에도 아이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나의 탈 만들기’와 ‘탈 그림 탁본’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회동 탈 박물관은 지난해 9월부터 박물관 건물 증·개축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하회마을 이미지에 걸맞게 한국다움을 상징하는 전통 건축모형으로 설계가 되어 ‘ㄱ’자 형태의 한옥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