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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보는 21년]그곳이 어디든…21년을 달려왔습니다

‘그때 그 사건’

2010-05-13     경상일보
1989년 5월15일 창간한 경상일보는 21년간 울산의 역사와 함께 했다. 기쁜 소식도, 안타까운 사연도, 축제의 현장도, 참사의 현장도 언제나 경상일보는 그 현장을 지켰다. 창간 21주년을 맞아 경상일보가 세상에 알렸던 뉴스를 통해 과거를 되돌아 보고, 다가오는 시대에 온고지신의 교훈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공룡왕국’ 발자국 화석 방치…상당수 훼손·매몰
◇울산은 중생대 백악기 ‘공룡공원’

경상일보는 1996년 8월20일자 1면 ‘문수산 공룡공원’이란 제하의 특종보도를 통해 울산이 지질시대 ‘공룡
▲ 1996년 8월20일자 1면 ‘문수산 공룡공원’이란 제하의 특종보도.
왕국’이었음을 증명해주는 대규모 공룡발자국 화석단지를 발견했다고 세상에 알렸다. 이후 울산민주시민회 공동탐사팀과 함께 96년 8월부터 9월까지 탐사활동을 벌여,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충골과 무동골, 범서 중리골, 대곡천 계곡 일원 등에서 1000여개의 공룡발자국 화석군과 공룡배설물을 발견, 울산이 1억년전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공원’이었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14년이 지난 2010년 현재의 이 자연사 유적들의 모습은 처참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다.

반구대 암각화 입구 계곡에서 발견된 대곡리 공량발자국 화석이 2000년 11월 시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정확한 학술조사 없이 방치되면서 상당수가 훼손 또는 매몰됐다. 또 범서 중리골 계곡 공룡발자국 화석은 중리~내사 도로개설 당시 파괴돼 매몰됐고, 장천사지~백련정간 대곡천 계곡에서 발견된 400여개 이상의 초식·육식공룡의 발자국 화석 또한 대곡댐 건립과 함께 수장됐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중생대 백악기 울산의 고환경 및 고기후, 지층, 공룡발자국 분포 등 자연사의 신비를 밝히기 위한 정밀한 학술조사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포상금 3억원…산불 방화범 ‘불다람쥐’ 오리무중
◇‘울산 불다람쥐’ 공포 현재진행형

2003년 10월 북구 매곡동과 대안동 야산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산불이 난 이후 2004년 11월~2005년 3월 사이 남구 울산대공원 인근 야산에서 방화 추정 화재가 12건이나 이어졌다.

▲ 2009년 1월12일자 5면 ‘봉대산 3일 연속 불 애간장 탄다’라는 제하의 보도.
야간에 같은 장소에서, 또 등산로에서 벗어난 곳을 발화지점으로 삼은 ‘불다람쥐’의 소행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산불 방화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2005년 5월13일에 다시 방화추정 연쇄 산불이 11건이나 발생했고, 2006년부터는 봉대산과 염포산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이어졌다.

당시 울산시와 동구청은 포상금 3500만원을 내걸고 ‘불다람쥐’ 검거에 나섰고, 동구청 공무원들은 추위, 더위와 싸워가며 야간 매복근무를 서는게 다반사가 됐다. 잠잠하던 산불은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9건을 기록하며 다시 불다람쥐의 활동소식을 알렸고, 지난해 11~12월에도 5건의 산불이 이어졌다. 이에 동구청은 봉대산과 염포산 등에 고화질 줌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 보안용 폐쇄회로(CC)TV 등으로 이뤄진 산불무인시스템까지 갖춰 단속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해에도 여전히 방화 추정 산불이 계속되면서 불다람쥐 검거 포상금은 3억원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8일 봉대산 환경정화활동을 펼치던 회원들에게 불다람쥐 용의자의 모습이 목격돼 곧바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아직도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EEZ 어업분쟁 신풍호 사건…재발방지 노력 과제
◇한일 EEZ 둘러싼 한일대첩

우리 어선의 한일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여부를 놓고 한일 경비정이 39시간 동안 망망대해에서 팽팽한 대치 끝에 나포될뻔 했던 어선을 무사히 귀환시킨 신풍호 사건 또한 경상일보의 지면을 거쳐갔다.
▲ 2005년 6월3일자 7면 ‘해경 “우리어민 지켜냈다” 뿌듯’이란 제하의 보도.


울산해경의 발빠른 대처와 협상으로 신풍호를 무사히 귀환시키는 쾌거를 거둔 한일간 해상대치의 성공사례로서, 선봉역할을 한 당시 김승수 울산해양경찰서장과 251함 남기향 함장, 최영성 경무과장, 김명돌 정보과장, 우희성 경비교통과장 등 5인의 바다지킴이들의 이야기도 경상일보에 실렸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울산대첩의 승리는 마치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물리치는 장면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청와대는 즉시 공이 큰 김승수 총경 등 해경관계자들을 특진시켜야 한다”는 등의 응원과 축하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신풍호 사건 이후에도 2001년 한일어업협정 체결로 EEZ 내 어업분쟁을 둘러싼 유사사례의 재발가능성은 아직까지도 상존하고 있어 어업당국의 재발방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울산해양경찰서 김인수 홍보실장은 “사건 당시 근무는 하지 않았지만 울산해경 구성원들은 평생 자부심으로 삼고 직무에 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발빠른 대처를 통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고 했다.



‘철밥통’ 공무원 인식 깬 ‘시정지원단’ 최고 히트상품
◇울산발 인사태풍 전국 휩쓸어

울산시는 광역시 10주년이자 민선 4기의 사실상 첫 해였던 2007년 1월23일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상품을 배출했다.

‘울산발 인사태풍’으로 불리고 있는 ‘시정지원단 제도’가 그것.

금품수수나 공금유용, 근무중 음주, 사생활 문란 등 공직사회의 부적격자를 시장지원단에 배치, 현장 지원업무 외에 교육과 사회봉사활동 등을 거쳐 재심사를 해 적격자에 한해 업무에 복귀시켰다.

전국 최초로 도입한 울산시의 이 제도는 공직사회의 사고와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등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부산시와 대구시, 농협, 중앙정부, 정부투자기관, 민간기업 등 사회전반으로 퍼져나갔다.

‘전국 최초의 인사혁신시스템’ ‘울산발 인사혁명’이라는 찬사를 바탕으로 공직자 스스로 자성의 계기가 되고, 일하는 공직자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현재도 울산시와 서울시가 이 제도를 정착시켜 업그레이드 해나가고 있다. 당시 울산시 총무과장으로 울산발 인사태풍의 핵심에 있었던 허만영 중구 부구청장은 “시정지원단제도는 ‘철밥통’ 공무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정착시킨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