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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있는 교과서 속 문화탐방]뭍과 물이 어우러져 다양한 생명을 품은 곳

3.우리나라의 자연 습지 - 창녕 우포늪

2010-05-18     홍영진 기자
1억4천만년 전 낙동강 범람 후 퇴적 이뤄져 생성
중대백로·왜가리·가시연꽃 등 희귀 동식물 분포
바닥 푹신푹신한 늪지대 느낌 체험전시관 인상적
▲ 전망대에 오르면 우포늪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체험에 관계된 과목에는 사회와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 생태 분야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인지 발달에 있어서 자연의 신비에 대한 탐구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이번 탐방은 ‘생태보고 우리나라의 자연습지’ 라는 주제로 창녕의 우포늪을 찾아보았다.

우리나라 내륙 습지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곳으로 습지 자연생태 현장체험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우포늪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포늪의 생성연대는 1억 4천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룡들이 이 땅을 누비던 때, 낙동강 일대에 큰 지형변화가 있었다. 빙하가 녹으면서 낙동강의 물이 범람하자 이 때 실려 온 모래와 흙이 입구를 막게 되고, 이 때문에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면서 커다란 호수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지속적으로 퇴적이 이뤄지면 지금과 같은 늪이 형성됐다.



■어떻게 우포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까

우포에는 우항산(牛項山)이라고 하는 산이 있다. 마치 소가 늪에 머리를 대고 물을 마시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의 목에 해당하는 부분을 소목이라고 하는데, 주변에 소를 풀어놓고 풀을 뜯게 해서 이곳의 늪을 ‘소벌’이라 불렀다. 일제시대 때 소벌을 한자로 쓰다보니 뜻 그대로 우포(牛浦)가 되
▲ 우포늪의 어부들은 늪의 생태 보호를 위해 모터보트 대신 장대나무배로 어로작업을 한다.
었지만, 주민들은 지금도 우포보다는 소벌로 더 많이 부르고 있다.

참고로 우포늪 주변에는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또다른 늪이 많다. 목포(나무벌)는 비가 많이 오면 주변의 나무들이 떠내려오던 곳이고, 사지포(모래벌)는 모래가 많아서, 쪽지벌은 크기가 작아서 붙여졌다.



■우포늪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포늪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새는 중대백로다. 번식할 때 대개 무리 지어 나뭇가지 위에 둥지를 트는데, 소목마을 앞 우항산에 번식지가 있다. 회색의 왜가리도 볼 수 있다. 왜가리는 울 때 ‘왝왝’ 거린다 하여 ‘왜가리’ 라고 불리운다. 지난 4월께 찾았던 우포늪에는 겨울철새 ‘청둥오리’가 아직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청둥오리의 친척뻘인 넙적오리는 넓적한 부리가 특징이다. 우포늪의 텃새라 어느 때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포늪 ‘따오기’가 유명하다. 따오기 복원센터가 있어서 따오기의 생장과정을 관찰할 수도 있다. 따오기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조류인데, 2008년에 중국에서 한 쌍을 받아와 그 이후부터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식물 중에서 가시연꽃을 들 수 있다. 잎에 가시가 박혀 있고, 5월 말 정도에 떡잎이 만들어지며 9월에는 아름다운 연꽃을 피운다. 넓직한 연꽃잎은 최대 2미터까지 자란다. 우포늪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종이라 더욱 가치롭다. 지난 4월 방문시기에는 아직 식물관찰을 많이 할 수 없었다. 6월 말 이후부터는 온갖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6월 이후 수생식물이라는 단원을 배우게 되는데, 우포늪은 현장학습지로 최고라 여겨진다.

이곳 주민들의 생업은 주로 붕어를 잡는 것. 어부들은 늪의 생태보호를 위해 모터보트를 타지 않고 장대나무로 배를 밀면서 나아가는 장대나무배를 탄다. 새벽녘, 미리 쳐 둔 그물을 걷으러 물안개를 헤치며 나가는 어부들은 특히 사진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천예의 자연생태계이다보니 살모사와 삵, 수달 등 흔히 볼 수 없는 보호종들도 많다. 겉으로는 귀여워 보
▲ 한마음 교과서 탐방단이 우포늪 현장체험을 하고 있다.
이지만, 야행성인 수달은 물 주변 생물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천적이다.

현장체험을 마친 뒤에는 우포늪 초입의 생태전시관을 방문한다. 단체로 참여할 경우 우포늪의 자연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3D영상과 해설사의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우포늪의 자랑인 가시연꽃과 따오기를 실물 크기 모형으로 전시하고 있어 현장에서 제대로 살필 수 없었던 것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이다.

특히 2층 전시관으로 가면 3D 안경을 통해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 온갖 생물들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이 밟고 지나가는 바닥을 조금 푹신하게 만들어서 학생들은 마치 늪지대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까지 느끼게 된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이다.



■탐방 후 돌아오는 길목에서

생태계의 보물창고 우포늪의 가치를 돈으로 계산하면 560억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람들이 우포늪의 가치를 알았던 건 아니다. 불과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 늪을 메워 논을 만들거나 늪 주변에 아파트를 세우기도 했다. 늪이 사라지는 건 한순간이지만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데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우포늪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돌아오는 길을 재촉했다.





△20명이상의 단체로 탐방에 참여할 때, 우포늪 생태전시관을 인터넷으로 접속한 뒤 탐사 인솔자를 예약하면 좀 더 알찬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탐사에 참여할 때 망원경과 특수 광학 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지참하면 세세한 부분까지 살필 수 있다.

▲ 이석민 현대예술관 문화기획과 교과서탐방 운영자
△우포늪 전시관 초입에 자전거 대여시설을 이용하면 먼 곳까지 즐겁게 탐사할 수 있다.

△우포늪에는 쓰레기통이 없다. 비닐봉지를 지참하여 각 자의 쓰레기는 되가져 와야한다. 탐방을 겸하여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단체는 우포늪 생태전시관에 연락을 한 뒤 학습과 자연보호활동을 겸하는 것도 아이들 교육에 그만이다.

이석민 현대예술관 문화기획과 교과서탐방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