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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표 행사하고 ‘인증샷’ 찍어 경품도 타고

■ 투표현장 이모저모

2010-06-03     경상일보
▲ 지방선거일인 2일 궁근정초등학교에 마련된 울주군 상북면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경우기자
그야말로 투표하기에 안성맞춤인 맑은 날씨를 보인 2일 투표행렬에 참여한 울산시민들의 모습이 다채롭다. 소중한 한표를 기념하기 위한 투표소 앞에서의 인증샷은 기본이고 느닷없이 등장한 천막투표소에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투표하고 이벤트 참여 축제분위기

○…울산지역 투표소 앞에서는 젊은 유권자와 가족단위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증샷’ 열풍이 불었다.

‘인증샷’이란 과거 자신이 특정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진 사실을 증명하기 투표 용지를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경품’을 받기 위한 절차의 하나다.

중구지역 각 투표소를 찾은 젊은 유권자들은 저마다 투표소 앞에서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찍어대기에 바빴다.

모 게임업체가 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에 참여했다는 인증사진을 찍어 보내면 추첨을 통해 유명 커피브랜드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또 DSLR 카메라와 닌텐도게임기 등 푸짐한 경품이 기다리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소 앞 사진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 가족까지 동반한 유권자들이 투표소 입구에서 인증샷을 찍어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중구 복산2동 제1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은 엄민섭(21)씨는 “이번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도 행사하고 이벤트에도 참여해 축제와 같았다”며 “앞으로도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묘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석남사 비구니 스님들도 권리 행사

○…선거때마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석남사 비구니 스님들이 이번에도 단체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스님 26명은 이날 오전 7시께 상북면 궁근정초등학교에 마련된 상북면 제3투표소를 찾았다. 아침공양을 마치자마자 투표에 참가한 것. 승합차와 스용차를 이용해 투표를 마친 뒤 곧바로 석남사로 되돌아 갔다.

제3투표소의 한 참관인은 “매번 선거때마다 빠짐없이 참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투표권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전 국민이 스님들처럼 성숙된 의식속에 선거가 치러졌으면 하는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석남사는 울산지역 유일의 비구니 사찰로 상북면 덕현리 가지산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이자 통도사 말사로 824년 신라 헌덕왕때 호국기도를 위해 도의국사에 의해 창건됐다.



천막투표소 등장 …“색다른 기분”
▲ 울산시 동구 일산동주민센터 주차장에 몽골텐트 투표소가 설치되어 있다. 김동수기자

○…“색다른 기분 나네요.” 울산시 동구 일산동 주민자치센터, 남목3동 성원 상떼빌 앞 족구장, 전하1동 현대3단지 앞 주차장에 대형 천막이 등장했다. 이른바 ‘천막 투표소’다. 투표를 하러 온 유권자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이었지만 사실 천막 투표소가 설치된데는 내막이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로 지정될 수 있는 공간은 약 66㎡ (20평)이상이 돼야 하지만 이 근처에는 마땅한 장소가 없다”며 “해결방안을 고민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천막 투표소를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인근 교회나 성당 등을 투표소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봤지만 종교적 중립성을 고려해 야외에 투표소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정을 모르는 유권자들은 재밌다는 반응이다. 아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한 여성은 “사전 안내문을 보고 의아해했는데 막상 와보니 신기하다”며 “선관위분들도 고생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8표제’에 투표 행렬 길어져

○…“투표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졌어?” ‘1인 8표제’가 첫 도입되면서 투표소의 대기 행렬이 눈에 띄게 길어졌다. 8명이나 되는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른 아침 나선 어르신들은 투표소 안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옛날보다 투표율이 높아져서 이런거냐”고 되묻기도.

거동이 불편한 일부 노인들은 의자 등 앉을 자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동구 대송동 주민자치센터 투표소를 찾은 한 할머니는 무릎이 너무 저리다며 투표함 앞 참관인석에 앉으려다 현장 관계자에게 제지를 당했다. 홀로 왔다는 이 할머니는 투표를 마친 후 “생각보다 무릎이 많이 아파 돌아갈 길이 걱정”이라며 “기표소 앞에 의자라도 좀 갖다놓으면 안되냐”고 반문했다.



경의고 학생들 자원봉사 눈길

○…울주군 상북면지역 투표소마다 이 지역 유일의 고등학교인 경의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원봉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2명씩 짝을 이뤄 투표장소를 안내하거나 투표장에서 노인들이 어디를 가야할지를 몰라 허둥댈때마다 손자·손녀가 된듯이 앞장서 안내했다.

이들은 이날 하루동안 봉사활동시간도 벌면서 하루 일당 2만원에 식대비 1만5000원까지 챙겨 짭짤한 수익(?)도 챙겼다. 특히 예비 유권자로서 소중한 한표가 어떻게 행사되는지, 말로만 듣던 투표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 지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장원실(고2)양은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한데 여기다 용돈도 생기고 더구나 말로만 들어오던 선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너무 보람찼다”고 말했다.



양산 최고령자 건강상 주권 포기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경남 양산 시민(유권자 19만214명)들도 지역내 72곳 투표소에서 일제히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양산지역 전체 최고령 유권자인 강경신(여·107) 할머니와 남자 최고령 유권자인 이종환(101) 할아버지가 건강상의 이유로 주권을 포기, 웅상지역 이웃들과 투표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원명 방장은 스님들과 함께 2일 오전 7시15분께 하북면 보광고등학교 웰빙실(제2투표소)로 나와 한 표를 행사하고 투표종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