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색박물관]등대 관련 자료 3000여점 전시
13.국립등대박물관
과학관·유물관 등 볼거리 다양
2010-06-06 홍영진 기자
1995년 박물관 운영권이 영일군에서 포항지방해운항만청으로 넘어가면서 이듬해 장기곶등대박물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어 2000년에는 등대원 생활관, 운항 체험실, 등대 유물관, 등대 과학관, 해양수산관, 수상전시관, 야외전시관, 테마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박물관으로 재개관하였으며, 2002년 드디어 ‘국립등대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이곳은 사라져가는 등대와 등대지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만주와 아시아 대륙을 향해 포효하며 도약하는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호랑이 꼬리 끝의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끝자락에 자리한다. 곧 우리나라 유일의 등대박물관이다.
한국 등대의 발달사와 각종 해양 수산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이곳에는 등대 관련자료 및 소장품 30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어 호미곶을 찾는 이들은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등대관 안으로 들어서면, 횃불·봉화·꽹과리 등 우리나라 옛날식 항로 안내방식을 설명한 자료를 거쳐, 안내탁자 주변에서 수은조식 회전등명기와 안전수역 표지용 등부표 모형을 만난다. 여기가 전시관 2층이다. 먼저 왼쪽 문으로 들어가 영일만 지역의 역사문화를 소개한 자료를 본 뒤 계단을 내려가 본격적인 등대 관련 전시물 관람을 하게 된다.
60~70년대 등대원(등대지기)의 숙소와 사무실 모형과 3교대 근무방식 설명, 각 지역 등대와 관련한 옛 사진들을 볼 수 있다. 각국 최초의 등대 사진들과 항로표지 공무원들의 양성과정 기록(1946년), 수료증서(1951년), 인사발령 통지서(1949년)를 비롯해 등대원 임명장, 봉급명세서까지 살펴볼 수 있다.
코앞에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야외전시관에선 1930년대 공기사이렌 나팔, 공기 압축기, 등부표, 그리고 각 등대에서 실제로 사용하던 발동발전기 등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건 실물 호미곶등대. 1907년 호미곶 앞바다에서 일본 배가 암초에 부딪쳐 난파한 것을 계기로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가 시공해 1908년 세운 높이 26.4m의 팔각형 서구양식의 등대다. 밑에서 중간까지 이어지는 곡선과 세 개의 창문의 어울림, 그리고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얗고 늘씬하게 솟은 몸체가 눈부신 자태를 뽐낸다. 호미곶 등대 옆 테마공원엔 인천 팔미도 등대, 제주 우도 등대, 국내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화암추등대 등 각 지역 등대 모형과 이 전시돼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무료. (054)284·4857.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