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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언더그라운드를 찾아서]“소름 돋는 짜릿함…감성을 울리죠”

9. 가수 ‘ST-1 김원욱’
통기타 하나로 희로애락 노래
무대에 서는 것이 가장 행복

2010-06-30     전상헌 기자
▲ 자신의 음악을 듣는 관객들이 추억을 떠올리는 표정을 지을 때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는 통기타 가수 김원욱씨.
“음악은 인생을 담고 있습니다. 아니 전 우주의 흐름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기타 하나로 사람들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는 김원욱(41·중구 태화동)씨. 그는 보통 하루 70곡 이상 노래를 부른다. 특별한 공연이라도 있는 날이면 100곡 이상은 기본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몸이 남아나지 않을터. 하지만 그는 약속한 무대라면 병원에서 링거를 맞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소화해 낸다. 그는 무대에 서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남들은 노래연습장에 가서 즐기는 것을 돈을 받고, 그것도 무대에 서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며 “생계를 위한 돈도 돈이지만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는 직업이 가장 적성에 맞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그룹사운드를 직접 만들며 음악을 시작했다. 그가 결성한 6인조 그룹사운드는 1988년 울산KBS에서 열린 락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헤비메탈을 좋아했던 그가 부드러운 통기타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은 우연히 간 클럽에서 우연히 대타로 자신있게 노래를 하다 물병이 날아오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원인을 찾기 위해 통기타 음악을 계속 듣다 결국 통기타의 매력에 빠져버리게 돼 버린 것이다.

이런 그도 잠시 음악을 떠나 외도한 적도 있었다. 1994년 군 제대를 하고 남들처럼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10여년 동안 돈을 벌기 위해 음악 전혀 상관없는 일을 했다.

덤프트럭·카고트럭 기사, 중고차 매매상 등을 하면서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지만 음악에 대한 미련과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된다는 스트레스로 인해 다시 음악세계로 돌아오게 됐다.

김씨는 “막상 음악을 하고 싶어 고향으로 와 다시 시작했지만 녹녹지만은 않았다”며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 지 도무지 모를 정도로 사정이 변화해 있어 막막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음악을 하기 위해 돌아온 그는 현재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물론 그는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 것보다 자신의 무대에서 관객을 위해 노래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렇게 표현은 했지만 김씨는 클럽음악과 무대음악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직업에 귀천이 없듯, 음악에도 고급음악과 저급음악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의 감성에 맞는 음악을 들려주고 듣는 사람들이 향수를 떠올리는 표정을 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짜릿한 기분이 들게 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음악”이라고 자신만의 세계를 말했다.

이어 그는 “남들보다 10년이나 뒤쳐져 있었기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근차근 하니까 군대 가기 전 활동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자작곡이 아니라도 슬픈 땐 슬퍼지고, 기쁠 땐 기뻐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울산의 라이브 가수하면 김원욱을 떠올릴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전상헌기자 honey@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