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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색박물관]40년간 수집한 1만5000여점 소장품 전시

15.보나장신구박물관

2010-07-19     박철종 기자
▲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보나장신구박물관.
보나장신구박물관은 서울 인사동길에 위치한 장신구 전문 박물관이다. ‘보나(寶娜)’는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 고유의 미(美)’를 의미한다.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아름다운 유물을 널리 알려 우리 미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박물관은 김명희 관장이 40년간 수집한 1만5000여 점 이상의 소장품을 위주로 전시를 진행한다. 우리네 전통 생활의례에 사용되었던 다양한 장신구를 비롯해 옛사람들의 생활에 어우러졌던 규방 공예품, 민예품, 그리고 동서양 공예품 등을 소장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장신구는 상류층 여인들에게는 허용됐고 일반서민의 혼례 때를 제외하고 금지되었지만 예외적으로 기녀들은 제약을 받지 않았다. 유교를 중요시하면서 상고시대부터 즐겨 사용돼 온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이 조선시대에는 사용이 금지되어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노리개나 머리장식은 널리 애용되고 발전되어 조선시대에 장신구의 특성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노리개는 목걸이나 귀걸이를 대신해 조선시대에 가장 다양하게 발달한 여자 장신구이다. 궁중과 상류층으로부터 평민, 노년층과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되었으며 계절, 용도, 목적에 따라 노리개의 재료, 크기, 형태가 다양했다.

노리개는 우리 한복의 엑센트와 같은 역할로 색과 선, 그리고 재료의 미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며 그 아름다움을 통해 선조들의 미적 감각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단지 장식적인 수단으로 애용된 것 뿐 아니라 여인들의 일상을 담는 실용적인 용도로 바늘집, 침통, 주머니 등으로 쓰이기도 했다. 다양한 형태와 문양을 담아 착용함으로써 가정의 행복과 소원을 빌기도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옛 여인들의 지혜와 소망이 두루 담겨져 있다.

이 박물관의 소장품 중엔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 여자 장신구와 중국 장신구, 고대 유리구슬 등이 눈길을 끌며, 상류사회 여자 장신구의 으뜸인 대삼작 노리개와 도트락 댕기, 길이 55㎝의 은파란 대비녀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민예품들은 일상의 쓰임에 불구하던 것들이 고유의 형태, 색채, 선의 미학을 통해 조형미와 균형미, 조화미를 지니며 하나의 예술품으로 승화된 것들이다. 우리네 삶 속에서 은은한 멋과 향기를 지니며 삶의 일부분으로 융화되어 같이 호흡하며 살아왔던 옛것들의 숨결을 되살려 편안함 속에 배어있는 미와 멋이 지극하다.

지난 2003년 공예연구소를 시작으로 보나장신구박물관은 2006년 제1종 등록박물관으로 개관했다. 개관전으로 ‘장신구 소장전’을 열었고, 그 후 ‘옛 여인의 향기(2004)’ ‘조선 여인의 장신구(2006)’ ‘조선 여인의 노리개(2006)’ ‘옛 여인의 솜씨(오색실의 미, 2007)’ ‘옛 여인의 솜씨(조각천의 미, 2007)’ ‘옛 여인의 머리단장(2008)‘ ‘옛 여인의 장신구(2008)‘ ‘옛 여인의 머리단장(중국편, 2008)’ ‘고운 빛깔 몸치장(2009)’ ‘옛 생활 속 민예의 미(2010년 5월 26~7월25일)’ 등 해마다 두 차례 이상의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에도 동참하는 것이다.

보나장신구박물관의 소장품은 역사적 가치가 있고 미적으로 뛰어난 것이 대부분이어서 전통 공예를 연구하는 학자와 작가들은 물론 여성 단위 관람객들의 걸음이 잦다. 특히 노리개 등의 장신구 분야는 보나장신구박물관 만의 자랑이다. 여타 기관과 차이가 있는 방대한 규모이면서, 희귀하고 문양이 아름다워 관람객들을 다시 찾게 만든다.

이 박물관의 진가는 소장품의 질과 전시를 찾는 관람객의 반복 방문 외에도 출판물인 도록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국박물관협회 우수 출판물 부문상을 수상한 ‘조선 여인의 노리개’ 전시 도록을 비롯한 보나장신구박물관의 도록은 우리 문화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알리려는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박물관은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관람이 가능하고, 일요일은 낮 12시에서 저녁 6시까지 관람객들을 맞는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단체관람객의 경우 사전예약을 하면 전시 설명이 가능하다. 관람료는 일반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와 어르신은 3000원이며, 어린이의 경우 보호자의 동반이 필요하다.

보나장신구박물관은 서울 인사동 안국역(지하철 3호선) 6번 출구에서 인사동길로 150미터 정도 직진하다 수도약국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길로 들어서면 보인다. (02)732·6621.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