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있는 교과서속 문화탐방]역사와 비경 간직 산교육장
6.서해로 떠나는 가족여행부안
7천만년 역사 채석강…변산반도…곰소염전…내소사…
2010-08-03 박철종 기자
드라마·영화 세트 영상테마파크·곤충해양생태원도 인기
산과 바다와 들이 맞닿은 곳 부안은 관광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왁자지껄한 삶이 펄떡이는 포구가 있고, 공해에 찌든 도시인의 몸과 마음을 씻어 줄 고즈넉한 산사가 있으며, 바다와 바람과 햇살이 만들어내는 천일염 염전을 찾아 사라져가는 옛 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돌아다니다 지치면 격포항 근처 채석강에 앉아 한반도에서 가장 늦은 일몰을 바라보며 바다와 해가 한 몸이 되는 순간을 즐기는 것도 좋다.
발길을 어느 쪽으로 돌려도 눈이 즐겁고 입이 즐거운 곳이 부안이다.
부안은 여기저기 눈닿는 곳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사회 및 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우리의 옛 모습을 알리는 유적들도 구석구석 많이 숨어있다.
올 여름,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넉넉하게 여유를 갖고 울산의 반대편 서해안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 해안도로 따라 이어지는 부안 여행
1988년, 19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부안 변산반도는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조금 늦게 지정되었지만 자연경관과 문화재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해안을 따라 볼 수 있는 외변산과 내륙을 따라 돌아보는 내변산으로 나뉘는 것이 특징. 여름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외변산이다.
외변산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면 고사포송림해수욕장에서 시작해 모항ㆍ곰소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 넓지 않은 길이지만 이 길을 따라 적벽강, 격포해넘이해수욕장, 격포항, 솔섬, 운호마을 등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중 변산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은 짭조름한 해풍과 따가운 햇살이 만들어낸 소금이 있는 곰소염전이다. 질 좋은 소금이 생산되는 바닷가이니 젓갈을 빼놓을 수 없다. 곰소젓갈이라 불리는 다양한 젓갈류를 만들어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다양한 젓갈류를 맛볼 수 있는 젓갈정식도 인기다.
□ 역사와 비경을 간직한 내소사·채석강
곰소를 지나면 내소사 입구에 닿는다. 사찰 입구에서 경내까지 걸어가는 길 양옆으로 전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숲길이 약 600m 정도 이어져 있다. 등산을 하기 위해, 사찰을 보기 위해 찾는 많은 사람이 아끼고 좋아하는 장소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에 혜구두타가 소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창건 당시에는 대소래사와 소소래사로 나뉘어졌다고. 지금의 내소사는 소소래사라 한다. 백제의 사찰이나 내소사를 찾아볼 수 있는 건물은 대부분 조선 시대 건물들이다.
그보다 앞선 세월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종각에 있는 내소사 고려동종(보물 제277호)이다. 전형적인 고려 후기의 종으로 고려 고종 9년인 1222년, 청림사 종으로 만들어졌으나 조선 철종 원년인 1850년에 내소사로 옮겨졌다고 한다. 종의 몸체에 관음보살상이 정교하게 부각되어 있는 이 종은 고려 후기 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소사 대웅보전(보물 제291호)은 꽃무늬 문살의 아름다움으로 더 유명하다.
채석강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졌다는 그 채석강과 이름이 같다. 그 곳 채석강은 조선 시대 전라우수영 관할의 격포진이 있었으며, 닭이봉(85.7m)에는 봉화대가 설치돼 위급 상황을 알렸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정자가 만들어져 위도와 칠산 앞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채석강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물때시간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채석강의 상세한 지형지질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싶다면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7천만년 역사 속의 채석강’ 프로그램을 예약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 역사를 재연한 부안영상테마파크
격포항에서 궁항 쪽으로 내려가면 바닷가에 자리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전라좌수영 세트를 볼 수 있다.
격포리 일대에 조성된 사극전용 촬영세트장으로 총부지 14만8500㎡(약 4만5000평)에 이른다. 궁궐 24동, 양반촌, 200m 길이의 성곽, 저잣거리 등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왕의 남자’ ‘불멸의 이순신’ ‘음란서생’ ‘태양인 이제마’ ‘이산’ 등의 영화와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테마파크 내에 전북공예명품관도 있다. 160여명의 명인·명장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7시까지는 입장해야한다. 입장료는 어른 3000~2000원, 연중무휴.
□ 여행의 마무리는 자연생태체험으로
부안곤충해양생태원에서는 200여 종 이상의 살아 있는 곤충과 파충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서해안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갯벌생태체험도 할 수 있다.
생태원 1층에는 파충류 생태 체험관이 자리한다. 길이 5m의 비단구렁이, 도마뱀, 이구아나, 거북이 등 다양한 파충류들이 전시돼 있다. 전문 해설가는 파충류의 특성에 대해 설명해주고, 방문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준 후 일부 파충류를 꺼내 만져볼 수 있도록 한다. 어린아이들은 이구아나, 도마뱀 등을 조심스레 만져보며 신기해 한다.
2층은 희귀 곤충 생태 체험관이다. 홍단딱정벌레, 사슴벌레, 곱등이 등 희귀 곤충들을 관찰하고, 해설가의 지시에 따라 만져볼 수 있다. 체험관 옆으로는 인근 바다와 갯벌을 감상할 수 있는 바다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또 지하 1층에는 나비, 딱정벌레, 사슴벌레 등 수천 종의 국내외 곤충 표본이 예쁘게 진열돼 있다. 국내 곤충과 외국의 곤충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장소이다.
한편 건물 바깥에 마련된 미니동물 생태 체험관에서는 육중한 육지 거북이를 비롯해 물방개와 족제비과의 페릿, 캥거루쥐 등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갯벌체험은 물때가 맞아야 가능하다. 곤충체험장에서 조개를 담을 그릇, 호미, 갈퀴 등을 제공받는다. 현재 채취할 수 있는 것은 백합, 동죽, 맛조개, 노랑조개 등이며 시기별로 채취양은 달라질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관람료 및 체험비는 6000원~1만원이다.
이석민 현대예술관 문화기획과 교과서탐방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