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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철새-검은댕기해오라기

2003-05-08     경상일보
▶학 명 : Butorides striatus amurensis(SCHRENCK)

▶분 류 : 황새목 백로과



몇년 전 회사내에 커다란 연못을 만들어 비단잉어와 금붕어의 치어를 넣고 기르고 있을 때 였는데, 비단잉어와 금붕어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고 먹이를 줄 시간에 다가가면 금새 알아차리고 달려 올 정도로 훈련도 어느 정도 돼가고 있을 무렵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300여 마리의 물고기들이 점점 그 수가 감소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든 것이 아닌가.

 이에 비상대책회의가 열리고 처음엔 도둑고양이를 의심했는데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었고 목격자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다만 순찰을 강화하며 주범이 누구인 지 알아낸 다음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연못에 대한 집중 감시가 시작된 지 이틀째 이른 새벽 인기척에 놀라 연못가에서 급히 날아오르는 새 두마리, 검은댕기해오라기 였다. 범인을 목격한 것이다.

 다음날 연못가에는 물고기들이 해오라기의 사정권 안에 들지 않도록 그물망이 씌워졌고, 그 후에는 물고기들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

 검은댕기해오라기는 여름철새로 5∼6월경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데, 울산에서는 오산 십리대숲과 강변이 가까운 외진 숲에서 백로과 조류 등과 함께 번식지를 공유하기도 한다. 둥우리는 소나무 등 잡목이나 교목의 가지 위에 나뭇가지 등으로 엉성하게 짓는데, 한 배의 산란 수는 3∼6개이다.

 작은물고기, 개구리, 가재 등을 잡아먹고 보통 인적이 드문 논이나 개울가 여물목, 강변의 지천 유입부 등지에서 움직임 없이 기다리다 먹이감이 나타나면 재빨리 길다란 부리로 낚아채곤 한다.

 검은댕기해오라기는 다른 백로과 조류에 비해 몸체가 작은 편이며, 머리는 흑색, 뒷머리에는 흑록색의 긴 댕기(머리깃)가 특이하게 눈에 띄는데, 새 이름도 그 때문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등과 어깨는 암청록색이며, 가슴과 배는 회청색인데 멀리서 보면 몸 전체가 잿빛의 회색으로 보인다.

 전세계 열대에서 아열대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나 그렇게 흔한 종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