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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공연문화로 CQ를 키우자

열린마음 갖고 다양한 공연 접하길
다문화시대 문화지수 중요성 부각

2011-03-02     박익조 기자
▲ 임치원 울산시립예술단 사무국장
2007년 8월10일,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COMMITTEE ON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 CONSIDERS REPORT OF REPUBLIC OF KOREA’라는 제목으로 한국인의 문화지수(Cultural Intelligence)를 우려하는 권고안을 냈다.

이 권고의 요지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2%나 되고, 타인종과의 결혼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등 한국은 급진적으로 다민족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공유하고 있는 ‘순혈주의’와 ‘단일민족’ 사상은 앞으로 인종차별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므로 시정을 권고한다”는 내용이었다.

즉, 단일민족에 대한 우월감과 집착이 한국사회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다양성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우려를 담은 내용이다. 여기서 얘기하는 문화지수는 문화지능(CQ/Cultural Quotient)이라고도 하는데, 문화지능이란 문화의 차이를 인지하고 그 차이에 적응할 줄 아는 능력으로 문화를 차별이 아닌 차이의 문제로 인식할 뿐만 아니라 발견해낼 줄 아는 능력, 그리고 그 차이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적응을 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현대는 IQ, EQ를 넘어 CQ가 필수다. 우리사회의 지난 경제성장 시대에는 두뇌지능(IQ)이 중심이었고, 근대에 들어 감성지수(EQ)가 중시돼 왔는데, 이제는 문화지수(CQ)가 사회생활의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다문화 환경이 되면서 그 만큼 ‘문화지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같이 다양한 인종이 모인 국가의 문화적 융합을 중시하는 데서 비롯된 개념이지만, 이제 우리사회도 외국인들의 유입이 많아지고 다양한 지역의 문화적 환경과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여건에도 적용되는 가치다.

1988년 마샬 맥루한이 그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한 ‘지구촌’이라는 말이 급속한 세계화에 따라 이제는 일상적인 용어가 된 지 오래다. 국경과 지역의 경계가 없는 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많은 지식인들은 글로벌 리더의 조건으로 손으로는 모든 첨단 IT기기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입으로는 다양한 내용을 듣고 이해해서 뱉을 수 있는 소통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머리로는 세계인과 관련된 역사와 지식을 늘려야 하고, 눈으로는 많은 것을 보러 다녀야하며, 가슴으로는 세계문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소통의 능력’과 ‘열린 마음’이 바로 문화지능인 것이다. 현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인 CQ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말해 다양한 세계문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 문화를 즐기는 것이다. 여기서 울산시립예술단의 공연 중 CQ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공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3월8일 시립합창단이 준비한 ‘도레미씨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음악기행’이다. 19세기 벨칸토 오페라를 주도했던 이태리 작곡가 ‘벨리니와 도니제티’의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를 선별해서 공연한다. 아름다운 선율에 담긴 이태리인들의 감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어서, 3월18일 시립교향악단의 클래식 공연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 ‘영웅’과 독일 출신으로 21세기 최고의 피아노 시인으로 평가 받는 피아니스트 ‘로버트 레오나르디’가 협연하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이 연주된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회관 회원들을 위한 ‘아츠 프랜드 콘서트’가 있다. 서양의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그리고 우리나라의 가곡을 한 무대에서 비교감상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문화예술회관 회원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공연이다.

이상에서 소개한 시립예술단 공연은 서양의 음악을 이해하고 아울러 우리나라의 음악과 비교감상을 통해 문화지수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울산시립예술단에서 준비한 공연들이 세계문화를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과 세계인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우뚝한 울산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임치원 울산시립예술단 사무국장

(공업탑은 공업도시 울산의 상징입니다. 칼럼 ‘공업탑’은 울산의 공업센터 지정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이 개성있는 생각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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