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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각]양산시의회는 ‘외유 의회’인가

시의회의 존재이유 재인식해야
관광일정으로 가득찬 해외연수

2011-04-17     김갑성
경남 양산시의회가 출범 이후 두 달에 한 번꼴로 막대한 시민혈세를 들여 국·내외 연수에 나서 ‘외유 의회’가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처럼 양산시의회 의원들이 외유성격이 짙은 해외출장을 자주 떠나다 보니 ‘혈세 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기초자치단체 간부와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의 외유도 마찬가지다. 해외연수 또는 선진지 견학이라는 그럴싸한 명목으로 포장해 놓고는 관광이나 다름없는 일정으로 가득찬 일정을 내놓고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꼴이다.

지방자치제가 전면 실시된 지 15년이 더 지났고 새로운 시의회가 개원했지만 제대로 된 해외연수가 정착할 기미는 보이지 않아 곱지않은 시민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시의회의 진정한 존재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깨달아야 하는 대목이다.

양산시의원 14명 중 무소속과 야당 의원을 제외한 여당 의원 9명이 최근 의정활동 역량강화 등을 목적으로 2박3일간 일정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에는 사무국 직원 21명 중 14명이나 동행했다. 직원들의 연수 비용은 1인당 68만원씩으로, 공무원 여행경비에서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시의회가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국외 두 차례 등 모두 4차례나 연수에 나서 평균 두 달에 한 번 꼴로 연수를 다닌 셈이다. 잦은 연수의 목적과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데다 양산시의회가 ‘외유 시의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시의회의 연수를 놓고 공직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양산시청의 한 공무원은 “구제역에 AI까지 겹쳐 전 공무원이 4개월 동안 밤낮없이 방역과 초소 근무에 매달렸다”며 “구제역 통제가 해제되자마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 연수를 떠난 시의원과 의회 직원들을 누가 곱게 보겠느냐”고 반문하며 무분별한 해외연수를 꼬집었다.

또 모 시의원의 “막대한 시민혈세를 들여 잦은 연수를 갖다 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혈세낭비를 줄이고 행정의 타당성을 규명하는데 의정역량을 집중할 경우 존재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며 “연수 일정과 내용도 설득력이 없지만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양산시의회는 관광성 외유를 ‘시찰’이나 ‘견학’이란 말로 호도하며 시민들의 눈을 더이상 속이려 해서는 안 된다. ‘작문 수준’의 귀국 보고서 한장으로 막대한 시민혈세 낭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해외사례를 알아보는 게 꼭 필요한 사안이 생기면 실무중심으로 연수단을 조직해 필요할 때마다 보내면 된다. 10명, 20명이 한꺼번에 우르르 가봤자 예산만 허비하고 제대로 배울 수도 없고 스스로 품위만 떨어뜨릴 뿐이다.

양산시의회가 누구를 위한 시의회인지, 존재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대해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시의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짜피 확보된 예산인 만큼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국내외 연수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이제 의식해야 한다.

연수를 전면 중단하라거나 폐지하라는 주장이 아니다. 하지만 지역현안과 연계해 해법을 찾는 내실있는 연수를 고민하라는 것이다. 해외 선진지 의정상과 예산 편성, 집행의 효율성을 배워 실무에 적용하려는 진정성만 보여 준다면 그 어떤 연수나 견학도 시민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3년이 넘는 임기를 남겨놓은 양산시의회. 양산시의회는 향후 ‘연수’ 행보에 대해 시민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갑성 사회부 차장 gskim@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