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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청소년과 오디션

따뜻한 격려와 칭찬 있었으면
결과만 중시하는 왜곡된 현실

2011-04-20     박익조 기자
▲ 안지원 울산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지원팀장
요즘 TV를 켜면 온 가족이 시청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슈퍼스타K, 위대한탄생 등을 비롯해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일반인이 참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왜 이리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세가 된 것일까? 누군가와 경쟁하면서 느끼게 되는 전율감, 단계별로 나아가며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성취감, 일반인이 참여함으로써 느껴지게 되는 풋풋함, 나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 등을 누구보다도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하며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비판적인 목소리는 적지 않다. 성장과정을 그리며 순수함을 느껴야 할 오디션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방송사라는 거대 기획사를 통해 준비되지 않은 일반인들이 너무 빨리 명성을 얻어 곧 그 환상이 깨져 버린다는 의견에서부터, 그저 기류에 편승한 인기몰이식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그 대표적인 의견이다.

각설하고, 그것이 전자이건 후자이건 관계없이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은 현재 대한민국 국민, 특히 청소년들은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울고 웃으며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는 이 오디션의 주체가 대부분 청소년이며, 본인들의 모습과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소년기와 오디션은 너무도 닮은 바가 많다. 청소년들은 끊임없이 경쟁하고, 누군가의 조언을 들으면서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이겨냈을 때 얻어지는 이른바 상위 1%의 열매는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가 받는 그 것과 다를 바 없이 너무도 달콤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도자나 학부모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 모두 공감하면서 올바른 주제의식문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청소년기에 대해서는 잘되고 있다는 찬성 외에 반대의견은 소수에 묻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소년의 경쟁에 대해 대부분은 이겨야 함을 원칙으로 할 뿐 결과가 아닌 과정의 최선이라는 소중한 단어에 대해서는 이기지 못함을 원칙으로 삼아 그저 “넌 최선을 다 하지 않았어”라든지 “넌 열심히 하지 못했어”라는 말로 묵살해 버리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그들에게는 1등이 되지 못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격려와 국민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물론 그것이 최종 우승자만 못할 지언정 그들에겐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했다”라는 말, 즉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그 말들을 충분히 듣게 된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1등이 되지 못한 결과 속에 얻어지는 것은 해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왜곡된 현실뿐이며 우리 사회는 그 모든 것들을 스스로 이겨내기를 바라며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청소년들이 본인이 원했던(어쩌면 사회가 원했던)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 할 지라도 그들에 대한 독설이나 충고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청소년들은 그들 자신 스스로가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굳이 깨우쳐주지 않아도 충분히 이루어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좌절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심사위원이 아닌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줄 멘토가 더욱 절실하며 필요한 것이다.

청소년기는 오디션 프로그램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그랬듯이 칭찬과 격려를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칭찬과 격려 속에 우리 청소년들은 한 번 더 도전하고, 한 번 더 시작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도전은 청소년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또 다른 오디션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하게 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청소년들에게 힘을 주자.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하듯, 우리도 청소년들에게 열광하며 그들의 팬이 돼 주자. 지금 청소년기에 너무도 필요한 일이며, 그들의 웃음을 찾아주기에 너무도 확실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웃음을 찾았을 때 우리가 그렇게 열광하고 원했던 오디션 우승자를 바로 우리 옆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안지원 울산시청소년활동진흥센터 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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