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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각]울산시 인사를 바라보는 시각

안정에 치우쳐 인재발굴은 소홀
변화의 바람 충언 고민해봤으면

2011-04-24     신형욱 기자
▲ 신형욱 사회부 차장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조직이 잘 굴러가고 일이 순리대로 풀려나간다는 뜻이다. 인사방식은 인사권자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크게 두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발탁인사 등으로 인사 혁신을 꾀하며 끊임없이 조직의 긴장감을 높여 업무를 독려하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대과가 없을 경우 계속해 믿고 맡기는 안정추구형이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의 인사 스타일은 여러가지 면에서 안정추구형이라는데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특히 근래 인사에 있어서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울산시는 25일자로 단행된 인사에서 하동원 전 행정부시장을 울산발전연구원장으로 임명했다. 오동호 시 행정부시장은 이번 인사 배경과 관련해 “행정·경제부시장,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이어 이번 인사까지 울산시와 산하 공기업·단체 수장이 대거 새로운 라인업으로 구축, 새로운 맨파워를 형성하게 됐다”며 “울산시가 글로벌 창조도시로 나아가는데 두 신임 원장을 중심으로 한 두 기관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배흥수 울산신보 이사장에 이어 하 신임 원장 등 이전 울산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인사가 잇따라 지역 단체 등의 수장으로 되돌아오는 회전문 인사가 단행되면서 그들의 능력과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옳은 방법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 이사장은 지난 2005년 9월 시 행정부시장에 취임해 2007년 1월8일 명예퇴임과 함께 공직을 떠난 지 4년만에, 하 신임 원장은 배 이사장의 뒤를 이어 14개월 남짓 부시장을 역임한 이후 3년 만에 돌아왔다.

박 시장의 구관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까지 4년6개월 동안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일했던 주봉현씨를 명예부시장으로 위촉했다. 시는 풍부한 환경 및 경제분야 행정경험과 다양한 인맥을 시정에 접목하기 위해 지자체로선 명예부시장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뿐만 아니다. 현재 울산의 고위직 인사 대부분이 내리 3선에 성공한 박 시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큰 변화없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초 단행된 시 정기인사에서도 실·국장급 전보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직 내부에서는 ‘한번 찍히면 박 시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한직을 떠돌아야 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덕분인지 박시장의 조직 장악력은 대체로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그 근본적인 힘은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을 비롯한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이며 그로인해 시민들로부터 꾸준히 안정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데서 나온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울산의 미래를 고민한다는 측면에서는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KTX 울산역 개통,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등 대부분이 이전부터 추진돼 왔던 성과물인 반면 미래를 위한 전략적 사업 추진은 찾기가 쉽지 않다. 박 시장의 스타일상 안정추구형 인사가 계속될 것이고 이같은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아는 고위간부들의 성향상 현안업무에 대한 해결 위주의 행정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시정의 브레인 역할을 해야 할 기획관 자리가 7개월 가량 공석에 있는 등 인재발굴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의 미래를 위해 기존 인사스타일의 변화를 희망하는 시각도 있다. 조직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미래를 위한 치열한 논쟁을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사람의 문제이다. 사람이 바뀌어야 조직이 바뀌고 역동성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시청 주변에서 부쩍 많이 들린다. 시민 지지를 받는 시장을 넘어 성공한 시장으로 남기를 원하는 시청 안팎의 충언이다. 박 시장이 한번쯤 귀기울여 봄직하다.

신형욱 사회부 차장 shin@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