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우리말]‘토끼잠’ 아무 데서나 잠깐 눈을 붙여 자는 잠
(29) 잠에 관련된 표현 -3
2011-04-25 이재명 기자
쓰임) 버스에서 ‘토끼잠’이라도 잤다고 한결 눈꺼풀이 가볍네.
‘안잠’은 ‘여자가 남의 집에서 일을 도와주며 먹고 자는 일’을 뜻하며 이런 일을 하면서 그 집에서 사는 것을 ‘안잠자다’, ‘안잠살다’라고 하며 안잠자는 여자를 ‘안잠자기’라고 한다.
쓰임) 우리 어머니가 당신네 집에서 ‘안잠’이나 잔다고 너희가 막 대해도 되는 ‘안잠자기’인 줄 아느냐?
‘사로잠’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하며 자는 잠’을 뜻하며 이렇게 자는 것을 ‘사로자다’라고 표현한다.
쓰임) 산모는 아이를 낳은 후에도 아이가 깰까 봐 ‘사로잠’을 자기 일쑤다.
‘다방골잠’은 ‘아침 늦게까지 자는 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쓰임)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은 박 씨는 ‘다방골잠’이 습관이 되어 갔다.
‘개잠’은 ‘아침에 깨었다가 다시 자는 잠을 뜻한다.
쓰임) 어쩌다 ‘개잠’이라도 든 날은 어김없이 지각을 하곤 했다.
‘괭이잠’은 ‘깨면서 자고 또 깨면서 자곤 하는 잠’을 뜻한다.
쓰임) 잠 자리를 옮긴 탓인지 김 영감은 단잠에 들지 못하고 밤새도록 ‘괭이잠’에 뒤척거렸다.
‘선잠’은 ‘깊이 들지 못하거나 흡족하게 이루지 못한 잠’을 뜻하며 흐뭇하게 자지 못하고 잠을 깨는 것을 ‘선잠깨다’라고 한다. ‘선잠’의 ‘선-’은 ‘익숙하지 못한’ ‘격에 맞지 않아 서투른’ ‘덜 된’ 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이며 ‘선무당’ ‘선소리’ ‘선하품’도 같은 쓰임이다.
쓰임) 주변의 소동으로 ‘선잠’에서 깨어난 쌍둥이가 입을 모아 울어댔다.
이자영 시인·대학강사